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아깝지 않게 잘 흘러간다. 코믹함부터 시작해서 세찬바람과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롱테이크까지 지루할 듯한 요소들이 매우 절묘하게 매끄러지듯 잘 이어져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머니가 딸 앞에 나타나야 하는 이유가 드러나며 회복의 장이 된다.
남자 감독임에도 여자들의 수다를 잘 만드는 감독의 노련미가 여실히 보여주는 이 영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여자들의 수다 특유의 진실됨 속에서 남자들이 끼어들어갈 수 없는 자리를 만들어 화해시킨다.
바람부는 가을날 한 번쯤 스페인의 강한 바람을 맛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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