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년은 된 듯한..이제 기억에서도 잊혀지려는 영화를 우연히 다시 봤다.
어린 마음에도 이 영화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었고
예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난 사람 이문열보다 소설가 이문열을 좋아한다.
비록 그 속에 그의 아집이 있고
풀뿌리같은 민중에 대한 냉소적인 인식이 느껴지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소설과는 약간 다르지만 이 영화는 그래도
원작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스크린에 잘 옮긴 듯 하다.
5학년 2반은 여전히 우리 사회다.
처음에 내가 학생시절 이 영화를 봤을때는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는 새로운 선생님이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려는 해방자의 모습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늘 씁쓸함을 느꼈다.
몽둥이를 들고 엄석대에게 자백을 받아내는 그 모습.
절차를 무시하고 고문하는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선생님이란, 급장을 능가하는 권력으로 새로운 독재자일 뿐이었다.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는 좋은 모습도
또다른 독재의 한 모습뿐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대로다.
새로운 6학년 2반 선생님은
자유란 이름으로 치장했지만
그 역시 자신의 주의로 아이들을 억압하는 것이다.
엄석대가 선생님께 갑자기 맞자
"선생님, 왜.."
"엎드려! "
자유를 위해 힘으로 굴복시키는 모습은 과연 옳은 것일까.
한병태와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리뷰라기보다는 개인적 감상이라고 해야 될 듯 하다.
지금 내 해석이 옳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며 바뀔 수도 있지만
어느 현실에도 대입할 수 있을만큼
우리의 아픈 모습을 충실히 표현한
그런 내 인생의 걸작 영화로 남을 것이다.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사회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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