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 고양시청 문예회관에서 무료로 각설탕을 상영한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옆동 엄마와 함께. 그 엄마도 임신중이예요. 각설탕을 보러갔습니다.
보건소는 다녀봤어도 시청은 처음인지라 큰 맘 먹고 택시타고 갔죠. 물론 애들 데리고서요.
웅성웅성, 복잡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익숙한 지라 빨리 좋은 자리 맡으려는 아줌마근성에 통로를 쉽게 나갈 수 있는 중간자리 맡은 다음, 어떨까? 정말 괜찮을까? 서로 기대감에 그리고 아이들을 달래며 영화를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펼쳐지는 스크린에 어느덧 마음을 빼앗기고 애마소녀가 된 임수정과 함께 같이 달리고 울기를 몇 차례나 한건지. 아무래도 밈신을 해서 그런지 마음이 약해졌나봐요.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운좋게 공짜로 보는건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만든건데 하는 선입관에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던 첫만남이 회관을 나올 때는 무엇인지 모를 희망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겠더라구요.
소윤이엄마와 이럴 줄 알았으면 근사한 영화관에서 볼 걸.
그렇게 하지 않아 너무 아쉽다하며 집으로 아이들과 함께 오래간만에 걸어보았습니다.
걷고 걸으며 영화의 잔상을 서로 공유하는 기쁨.
그래서 영화가 좋은가 봅니다.
그리고 임수정씨, 너무나 아름다웠구요, 너무나 열심히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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