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되지 못한 판타스틱 액션물
영화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이하 엑스맨 3)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스펙타클한 액션장면들로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주인공들의 초능력을 통해 화려하고 꽉찬 장면들을 연출하였고, 기존의 케릭터들에 <엑스맨 3>에 새롭게 등장한 몇몇의 추가 케릭터들로 인해서 관객들은 기존 케릭터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케릭터들에 대한 기대까지... 영화는 보는 내내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여 액션장면에 대한 꾀나 높은 흡입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엑스맨 3>에서는 전작이 보여주었던 인간 능력의 한계와 인간소외, 현실사회에서 우리들이 느끼는 자기정체성의 혼란 등의 이야기를 인간과 초능력자들과의 화합과 융화를 통해 화해해 버린다. 이것은 현실에서의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그리려 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그들(초능력자)을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인식, 분류하여 드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하나인듯 가장하려 들지만 결코 하나로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사회를 영화는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큰 맥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하였다. 영화의 큰 맥 주변에는 자잘한 여러 에피소드들이 엮여 있지만 감독은 이들을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하고 정리 또한 흐지부지하게 끝내버려 영화에 산만함만 가져오게 되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케릭터의 다양함이 추가되었을지는 몰라도 <미션 임파서블 3>에서와 같이 각각의 케릭터들을 활용한 기발하면서 신선한 액션신을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보지 못하였다. 이것은 자칫 우리가 하드코어 락을 들으면서도 처음에는 시끄러운 드럼소리와 일렉소리에 귀가 아플지 몰라도 나중에는 반복되는 드럼의 '두두두두두'소리에 잠을 자게 되는 경우와 같은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에 영화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자막 부분에서 번역가의 센스를 칭찬해야할지.. 욕질을 해야할지는 관객 개개인의 성향에 맡길 이야기겠지만... '합니다'를 '함다'와 같이 표준어를 무시한 번역은 삼가해 주었으면 한다;;;
울버린의 저돌적인 카리스마와 스톰의 화려한 스킬 등은 나의 눈과 귀를 채워주었을지 몰라도
널브러진 이야기들의 틈까지 채워주지는 못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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