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습격사건]을 필두로 이제 깡패나 두목 또는 조직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우리 일상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영화의 주제가 되어 버렸다. 최근에 개봉해서 전국 800만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집계의 모든 숫자들을 갈아치워버린 [친구]나 지난 여름 외화들을 물리치고 한국영화의 기를 세워준 [신라의 달밤]류의 영화들이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깡패나 범죄조직의 두목이다. 그런데 여러 영화에 빠지지 않고 이들의 애기가 주제나 소재로 쓰이는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도 우리들이 생활속에서 느끼지 못하는 대리만족이라던가 통쾌한 액션 때로는 바보 같은 웃음 보따리를 풀 수 있는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도…
이에 버금가듯 올 추석을 기점으로 또 하나의 걸작(?)이 시선을 끈다. 바로 영화 [조폭마누라]다. 앞서 애기했던 영화들이 줄곧 남성위주의 사회를 그린 반면 이 영화는 독특하게도 여성이 조직 폭력배 두목으로 나온다. 여성이라? 글쎄? 하는 식으로 의아해 하기도 하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더군다나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에선 가히 있을 법한 애기가 아닐까 한데… 자 그렇다면 이 영화의 내용을 좀 살펴보자…
조폭마누라 – 오랜만에 영화에 도전하는 신은경 두목을 필두로 조직폭력배로는 전혀 상상이 안가는 안재모, 김인권등을 부하로 게다가 보기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신은경의 남편으로 분하는 박상면등 이렇게 짜여진 이들에게선 뭔지 모를 불협화음들이 처음부터 들린다. 하지만 영화는 내내 그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작성했다는 듯이 그들의 액션과 눈물, 그리고 웃음을 선사해 준다. 처음 5분에 보여준 갑자기 돌풍 같은 시원한 액션씬을 시작으로 그 액션의 뒷자락에는 고요한 아니 제발 눈물 한방울이라도 떨어지기를 바라듯이 애뜻한 장면이 물고 늘어진다. 여기서 가슴 졸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의 기로에 서 있는데 이런 영화에 빠져선 안될 장면인 성적인 농담과 더불어 진한 베드신이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액션과 멜로 장면을 뒤섞여 가면 때로는 성적 농담과 장면들을 보여주면 ‘맛이 어떠냐’ 를 연발하듯 내비친다. 마치 관객들을 혼돈의 구덩이 속으로 자꾸 자꾸 내려가게 만들어 놓듯이 말이다. 물론 이 영화에는 앞서 열거한 폭력을 가장한 과감한 액션씬과 가족애를 뒷받침해주는 적당히 눈물샘을 자극해 감정이입을 하게끔 하는 멜로적 성격과 물론 웃음을 전제로한 했지만 베드씬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영화에 빠져선 안 될 웃음이 여기에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의 웃음이란 자연적으로 나오는 웃음이 아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봄직한 깡패들의 일상에서의 빠지지 않는 아니 결코 빠질 수 없는 애기들… 그런 웃음들이 이 영화의 뒷받침이다. 이 영화에서 정말 웃어야 하는 장면에서 그냥 옅은 미소만이 지어지는 이유는 뭘까?
웃음의 갈곳을 잃어버리고 오직 혼돈의 영상만으로 추락해버린 [조폭마누라]… 이 영화에서 딱 한장면 눈여겨 볼 것은 엔딩 장면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장면뿐이다. 모 신문기자의 초반 5분이 영화의 전부가 되버린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영화! 이제 조금 식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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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5
1
조폭 마누라(2001, My Wife Is a Gangster)
제작사 : 현진 씨네마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