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큼이나 그리 가볍지는 않은 영화였다. 초반부는 무지막지하게 웃긴다. 육두문자는 물론이오 해가 지고나서의 뒷골목의 세계를 너무나도 심심찮게 드러낸다. 그 리얼함에서 솔직함 웃음을 유발한다. 남자의 세계든 여자의 세계든 처음에는 공평하고 솔직하게 드러내지만 중반부부터 조금씩 진지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김승우를 죽이기 시작한다. 남자의 마음속 열개의 방, 여자의 한개의 방 뭐 대충 이런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고 침대속 마음 그리고 밖에서의 마음 등등 흔히들 이야기하는 현대의 남여 이야기에 대해 거침없이 다룬다. 그런데 정작 남자만 죽인다. 이것은 현실의 답습보다는 내 개인적인 시선에서는 여성의 손을 들어준 것 같았다. 물론 과장은 있지만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동상이행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들이나 죄없는 장진영을 요양(?)보내는 것들은 영화적인 장치들로 관객들의 도발적인 반응들을 불러내었다. 남녀평등을 주장하지만 아직 여자의 사회적 지위에 인정을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보고나서도 씁쓸하고 슬픈 이유이다.
한번쯤 속 시원히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다소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사탕발린 답을 바랬던거 같다. 그래도 분명히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