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학업이 중요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반항심에 혹은 세상을 통달한듯한 철학적인 착각에서 일정부분의 일탈을 시도 한다.
나 역시 그러한 일탈을 시도한적이 있었다. 한창 꿈을 꿀 나이였기에 그러한 꿈을 키워주는 독서;;;; 물론 만화책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 책은 아마도 무협지 소오강호와 영웅전, 그리고 역사소설 삼국지연의가 아닐까 싶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삼국지와 무협지사이에는 많은 연관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영웅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한두명이 아닌, 다양한 영웅의 등장. 그러한 영웅의 등장을 보며, 동경하고, 일탈을 꿈꿨던 기억이 있다.
문득, 이 엑스맨 2를 보면서 무협지가 생각이 났다. 김용의 무협지를 읽어본 이들은 알테지만, 정의를 추구하는 정파와 사악한 일을 추구하는 사파가 무협지에서는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김용은 이 둘을 묘사함에 있어서, 어느 누가 정의로운지에 대한 판단을 명쾌하게 내려주진 않는다. 어느 때에 있어서는 사파중에서 정의로운 인물이 나오고, 정파 중에서도 사악한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들이, 이 엑스맨 2를 보면서 다시한번 그러한 느낌들이 생각났다.
뮤턴트와 인간들의 싸움. 솔직히 이 들사이에선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 서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만이 있을뿐. 하지만, 그들에겐 그들 나름대로의 정의가 존재한다. 꼭 무협지의 주인공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정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다양한 무공들이 등장하며 꿈을 심어주었던 무협지와 다양한 능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공상을 가능하게 하는 엑스맨은 그런면에서 상당히 닮아있어 보인다.
확실히 1편보다는 시나리오가 많이 치밀해지고, 세밀해졌지만, 복잡해진 시나리오를 전개하기 위해서 빠른 스피디한 진행, 그리고 약간의 억지성이 보이는 점은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맘에 드는 캐릭터 텔레포터가 등장해서 맹활약을 펼쳐준 점이 상당히 맘에 들었으나, 아쉽게도 그외의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캐릭터들이 그냥 눈요기로만 살짝 비춰준 점은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다.
특히, 메인 캐릭터중의 한명으로서 나오는 로그와 아이스 맨, 파이로등은 그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도 전에 잠깐 나왔다 사라져서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만화에서는 비중있는 역할이었다,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없는 역할로 나온 등장인물의 등장은 엑스맨에 좀더 관심을 갖기 시작한 팬들에겐 많은 아쉬움이 아닐까싶다.
울버린과 진의 갑작스런 로맨스는 많이 거북했고, 만화를 어느정도 봐야지 이해가 간다는 점은 여전히 이 영화에 대해 불만을 갖게 하는 점들이다.
Wolverine : She's gone! (진이 죽었어!)
Kurt Wagner : The Lord is my shepherd. l shall not want. He makes me to lie down in green pastures. Yea, though l walk through the valley of the shadow of the death, l will fear no evil, for thou art with me.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들판에 눕게 하시도다 내가 사망의 골짜기를 걸을지라도 두려움이 없으리로다. 하나님의 팔이 나와 함께 하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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