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사랑이란 인간이 쓰고 있는 단어중 유일하게 사전적 풀이가 불가능한 단어일 것이다. 개인마다 내리는 정의가 다르고 개인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개인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 바로 사랑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의 사랑은 평범하다. 보통의 남녀와 같이 만나고 키스하고 싸우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그러나 이 평범한 사랑에 스릴러라는 장르가 은근슬쩍 끼어들면서 상당히 특이한 멜로물이 되버렸다. 우리가 여지껏 보아오던 멜로물은 정통파 아니면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은 이러한 주류의 멜로물의 틀은 깬 영화이다. 기존의 멜로물에서 스릴러라는 장르가 복합되면서 파생되는 영화 자체의 에너지가 시너지 효과를 내어 영화의 힘을 갖게 한다. 복합되기 힘든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발생하는 흥미진진하고 아이러니한 상황과 에피소드 그리고 두 캐릭터의 코미디, 이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박용우가 이 악물고 작심해서 연기한 황대우라는 인물은 성격 한 번 지랄맞고 유치하며 따 당하기 딱 좋은 성격에 몸까지 비실비실한 캐릭터이다. 유치하고 오바스러운 말들을 마구마구 쏟아내며 여자와 사랑하게 되다가 후반에 스릴러라는 장르에 같이 합류하게 되는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최강희가 연기한 이미나는 다소 약한 면이 있는 캐릭터다. 사랑스럽고 엉뚱하고 귀엽지만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하며 상당히 엽기스러운 이 여인은 황대우라는 인물에 비해 다소 약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 여자 캐릭터 하나만 놓고 보면 상당히 독특하지만 황대우라는 독특하다 못해 특별하기까지한 캐릭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인다는 얘기다.
어쨋든 이 영화는 멜로와 스릴러를 대변하는 두 캐릭터가 만나면서 아이러니한 에피소드와 블랙코미디, 캐릭터 코미디, 로맨스 코미디를 발생시키며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상황과 웃다가 지치게 만드는 상황을 발생시키며 백장미, 변호사, 계동 같은 캐릭터들이 두 남녀의 후미에 배치되면서 싱거운 요리에 양념을 치듯 영화가 갖는 재미를 더욱 더 배가시킨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미나라는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약해보인다. 이 여인의 캐릭터를 더욱 더 강화하고 스릴러라는 장르를 조금 더 세게 밀어붙였으면 더욱 더 혼합이 잘 되어 상당히 강력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 남녀의 로맨스라는 주 재료에 스릴러라는 양념을 치는 것이 아니라 로맨스와 스릴러라는 두 가지 재료를 혼합해서 버무렸으면 더욱 더 맛나는 영화가 되었을 거라는 얘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영화는 기존 멜로물의 틀은 깬 상당히 독특한 영화로 최근의 뻔하디 뻔한 영화에 비해 신선한 면이 있는 작품이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 치곤 완성도 높고 신선한 작품이며 이러한 장르의 파괴는 거의 모든 관객들이 반길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웃다가 끝난 작품, 두 남녀의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작품, 짬뽕과 짜장면밖에 없는 중국집에서 아이디어 한 번 신선한 ' 짬짜면 '이라는 메뉴를 발견한 듯한 기분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사랑 한 번 해봤겠지만 이런 사랑 그 누가 마다하고 그 누가 하고 싶지 않아 하겠는가? 아! 물론 스릴러라는 장르만 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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