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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과연 가벼운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imaplus 2006-08-31 오후 12:45:07 867   [7]

공포영화와 블록버스터가 태풍처럼 극장판을 휩쓸고 있는 이 즈음 웬지 쏠쏠한 사랑내음이 풍기는 멜로영화가 조금 그리워진다. 그렇다~ 병이 도진개지.. 봄바람에 마음 싱숭거려 헐레벌레 요동치다가 여름 무더위에 푹 맥빠져 혓바닥 내밀고 숨 헐떡이더니, 이제 좀 숨이 트였나 보지.. 그런데 포스터부터 은근히 기대때리는 작품이 있다.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이하, 연애참) 이란다. 어라~ "연애가 가볍다?" 과연? 사실일까? 도대체 그 내막이 무언지 너무도 궁금했다. 지금까지 겪은 실상은 전혀 가벼워 보이지 않다는 나의 굳은 의지때문이기도 했다.
 
아저씨 나 당신 꼬시러 왔어요?
어머니의 식당에서 일을 돕는 영운(김승우)앞에 주점에 다니는 당당한 한 여인네 연아(장진영)가 나타나 한다는 말이.. "아저씨 나 당신 꼬시러 왔어" 란다. 하~ 이거이거.. 재밌네.. 몬가 보여..~ 그렇다 영화는 이렇게 발랄하게 시작했고, 4년후 계속되는 그들의 즐거운 연애의 모습을 보여준다. 계속 보고 있으면, 제목처럼 연애 참 가볍다 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그들은 참 즐겁고, 행복하고, 격렬하게 대판 싸우며 (??) 사랑을 표현해 낸다. 그들과 그들 주변의 친구들은 노는데는 한 명물들 하는 걸걸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펼쳐내는 인생 한풀이는 세상에 대한 분풀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우리를 쓰레기라고 불러도, X같은 세상아~ 우린 그래도 살고있다."를 당당히 외칠줄 아는 사람들이다.

영운, 연아 그리고 친구들..
연애참의 장점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보통 영화를 보다 보면 메인 캐릭터가 중점이고, 맛깔나게 조연을 곁들여 영화를 완성하곤 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 주연, 조연은 앞선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나뉘어져 있지만, 실상은 어느 누구 하나 주인공이라고 말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래 이 사람들 영화속에서 그들 캐릭터를 제대로 즐기고 있는듯 하다. 영화상에서 영운 친구의 대사처럼, "맨날, 술먹고 이렇게 지대로 놀았으면 좋겠다" 처럼 그들은 사실 놀자판이었다. 김해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캐릭터들을 확실히 망가뜨리기로 작정한듯 보인다. 누구 하나 잘난놈 없다. 싸그리 말해서 남자들은 대부분 백수, 건달짓 하는 망나니 들이고 (몇몇은 일을 하지만 그건 취미생활로 보인다.), 여자들은 전부 술집여자다. 이러니,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대부분, 한 숫자 (두자리)를 외치고, 개의 어린양(??)을 찾고, 하늘로 가라(??)고 저주를 퍼붓는등 상스러운 말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들이 내 뿜는 이 대사가 귀에 거슬리느냐? 아니다. 보통 욕쟁이 할머니들이 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을때 굉장히 소화가 잘 된다고 하지 않나? 그런 경우 같다. 그들이 친구이기 때문에도 그렇지만 그들의 주고받는 이 일련의 대사들은 정겨움을 벗어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명연주같다. 너무 귀에 쏙쏙 지대로 들어온다. 영화를 보기전 예고편은 청소년들을 위해서 좋은 장면만 편집한듯 했다. 사실 그 예고편을 보고서 모야~ 수위가 이정도야? 그럼 너무 약한데..했던 우려가 그나마 산산조각이 나서 난 이 영화를 너무 재밌게 보고 말았다. 오예, 장진영의 입에서 멋진 대사가 우르르 쏟아진다. 받아라~
 
사랑해서 헤어질수 밖에 없는 운명
멜로 영화에서 연애를 하던 연인이 헤어지면서 하는 대사중  젤 역겨운 대사가 이거다. "사랑하니까~ 널 보낼수밖에 없어~, 이 대로 날 잊어줘!" X뿔 (나도 극중 배우들처럼 상스런 소리좀 해보자!), X랄 하고 있네.. 사랑하는데, 그런 말이 나오냐? 라고 난 영화를 볼때마다 따지고 싶었다. 물론 영화라서 참았다. 하지만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 연애와 결혼은 별개의 행동.. "연애는 즐기는거고, 결혼은 현실이다. 난 두가지를 다 할꺼야!" 라는 여주인공의 이론처럼 결혼은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을 고려하면서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 사람도 과감히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연애참에서도 그런 현실은 여지없이 찾아오고 만다. 영화상에서 좀 억지스럽게 남자 영우는 집안의 3대 독자라는 처지에 놓였기에 그의 어머니는 그를 어떻게든 술집여인네 연아와의 관계를 청산시키고, 참한 섹시 수경을 원한다. 그런데 영우의 행동은 어머니의 근심을 무시하듯, 이중생활을 하고, 연아에게는 나 곧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당당히 밝히고, 지금은 그냥 즐기자 라는 식으로 태평천하의 삶을 산다. 물론 연아는 영우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지금 영우는 자신의 곁에 있지 않나? 그럼 된거지..암~ 하지만 그건 잠시의 행복.. 어머니는 영우의 행동이 이제 점점 실물이 났기에 현실을 받아들이라며 과감한 선포장을 내 놓으신다. 혼인계약서.. 그것앞에 영우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영화는 즐길 樂(락) 에서, 떨어질 落(락)으로 역전되고 만다. 그러다 보니 마냥 즐거웠던 영화가 막판 20분후미에 가서 영화의 러닝타임이 3시간 이상되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해서 "이건~ 아니자나.. 감독님.. 왜~"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김해곤 감독의 연애에 대한 주장
영화 파이란의 각색을 맡아서 현실의 상황때문에 사랑을 애절하게 이루지 못했던 남녀의 모습을 잘 표현했던 그였기에 이번 연애참을 기다리면서 주인공들의 망가지는 모습이 너무도 현실적으로 보여 역시 그의 첫 데뷔 영화지만, 내공이 있음을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작 (자신의 시나리오 "보고싶은 얼굴")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의 결말을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끝내는 것은 그의 의도가 무언지 궁금하다. 잘 꾸려왔던 80여분의 이야기를 막판에 이렇게 허무하게 만들고, 아무래도 멜로영화인데, 여성관객이 주로 보게될 것을 감안을 안하진 않았을 터~ 아니면 너무도 당당한 자신감인가..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도 재밌지만, 보통의 전개처럼 남자의 배신으로 인해 그 노마를 지대로 씹어주는것도 재밌을런지는 몰라도.. 연애와 결혼의 애매한 경계선 앞에서 너무도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영우의 행동을 너무 지루하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초기 작품의 막판 뒷심 부족인가? 사실 영우의 또다른 연인 수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인물로 영화내내 소개가 되었기에, 이런 결말이었다면 그녀의 존재를 좀더 부각시켰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목은 참을수 없도록 가볍다고 해놓고 (물론 제목이 감독이 원해서 원작과 달리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너무도 무겁다. 연애는 무겁다로 바꾸는게 맞는듯 하다. 아마도 추측하건데, 감독은 연애를 가볍게 보도록 초반에 놀이판으로 깔아놓고,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것은 "연애는 무거운거야~ 제목은 반어법이라구!" 라고 말하는것 같다.
 
마무리
영화는 철저히 영우의 연아에 대한 배신으로 보는 관객 (특히 여성관객)으로 하여금 짜증을 지대로 심어놓는다. 물론 영화 초반은 대부분의 남성 캐릭터를 비굴한 신세의 방랑자들로 표현해 놓으면서 "저것들 쓰레기 같은 녀석들.."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어서 남자가 본 입장에서는 물론 여자 캐릭터를 술집여자로 비하시킨것은 있지만 이거 너무 여성을 위하자나~ 라고 생각하게 했다가 막판에 이렇게 배신을 때리면.. 영화는 상당히 반발감으로 양분될것 같다. 아마도 여성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에이~ 모야.. 영화보고 즐겁지가 않아!"를 영화 후미 20분때문에 극장문을 나오며 중얼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쨋든 이 영화 연애참은 감독의 첫 작품 치고는 볼만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의도건, 당찬 자심감이건, 또한 감독의 표현을 이해하건 못하건 간에 매력있는 영화임은 사실이다. 영화에 기대를 후미때문에 버리지는 말기를 바란다. 비록 극장문을 욕하면서 나올지언정~ 그리고 연애가 실제는 가볍지 않고 무겁다는것을 인정못할지언정 이 영화는 가을을 시작하는 초기.. 진정한 멜로라고 보긴 힘들지만 맛깔나는 영화로는 괜찮을듯 싶다. 한번 봐보시길... 그리고 무대에서 두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들이 말하는것처럼 "좋으면 호응해 주시고, 아니다 싶으면 제대로 씹어주세요!" 많은 의견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필자] 온리뷰에 평 기고중이며, 영화를 좋아하는 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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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
제작사 : 굿 플레이어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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