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북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 포그은히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 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그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 끼어 드는 소리. ……
큰놈에겐 큰 눈물 자국,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 이야기 작은 이야기들이 오보록이* 도란거리며 안 끼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 끼어 드는 소리. ……
*오로복이 : 많은 풀이나 나무 따위가 한데 뭉쳐 다보록함.
서정주님의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시는 영화 <청춘>의 기억과 함께 <하루>속에서도 잔잔히 가슴속을 파고든다.. 눈이 내리면 정말 괜..찬..타, 괜..찬..타 하는지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세상사 모든 일들이 자기 마음먹은대로 괜찮다 하면 괜찮을 일들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처음 시사회를 보기전, 영화의 내용을 들었을 때, 최루성이 강한 영화겠구나 했지만, 막상 영화를 접하는 순간, 심심찮게 뿌려져있는 코믹한 요소와 함께, 부부의 아픔이 잔잔하게 베어있어 슬프지만 행복한 느낌이 우선이었다.. 다소 진원이 너무 아름답게만 묘사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그래서 40주라는 시간의 흐름이 주위의 계절배경으로 인해서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부부의 모습이 첫주와 별반 차이없음에 아쉬움이 남지만, 대체적으로 <하루>의 숲은 푸르렀다..
6년동안 기다려오던 아이, 그 아이를 맞아 부부의 행복이 절정을 맞지만, 무뇌아라는 소리에 절망하는 모습.. 하지만, 그 아이는 의식은 못하지만, 마음으로, 느낌으로 자신의 부모가 애쓰고 있었음을, 그래서 살아있는 단 하루동안 행복했음을 느끼고 떠나가지 않았을까... 떠나보낸 부부도 40주동안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고, 뱃속의 아이를 실제 본 시간은 단 하루동안이었지만 편안하게 보내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남겨진 부모의 뒤로 흰눈이 쌓이면서, 하늘로부터 "괜..찬..타. 괜..찬..다" 눈이 내리며 안도의 숨결을 뿜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영화는 슬프지만 행복하고, 행복하지만 눈물이 묻어나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만약 이런 상황에 어쩔수 없이 처해졌다면, 단 하루를 위해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조심 생각해 볼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