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시려왔다. 하지만 그 시림은 애타고 가슴아프고, 마음이 베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숭고하고, 어딘지 빛이 나서 바라보기가 시린 느낌..
결혼 6년째 접어들면서 아이가 없는 부부.. 갈등과 혼란을 겪었을 부부의 모습이 수정처럼 맑게 보이는 것도 영화의 깔끔함을, 그리고 약간의 과장됨이 엿보이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 한편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동화의 내용이 언제나 그러하듯 슬픔으로 막을 내리지 않고, 그 슬픔을 넘어선 또다른 행복을 보여줌으로써 잔잔한 호수의 음영을 자아내며 마무리를 지은 점이 깔끔해보인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마음에선 낙태가 최우선일 수 있겠지만, 한 생명의 탄생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 <하루>는 이성재의 장난끼 많고 철없어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씨의 모습과 고소영의 이지적이지만 아이를 바라는 어머니의 애절함이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