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aylang
|
2001-09-18 오후 2:23:14 |
850 |
[2] |
|
|
영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이 아주 오랫만에 사람들에게 선사한 선물..
겨울의 어느 날 만난 은수와 상우. 아직 사랑을 해보지 못한 상우와 실패한 사랑의 기억을 가진 은수는 자신의 체온만으로는 이기기 힘든 겨울을 함께 시작한다. 그렇게 두사람은 봄을 시작하지만, 그들이 맞았을 어느 해보다도 따스했던 봄은.. 어느덧 새로운 계절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유지태와 이영애.. 선물과 동감을 통해 멜로영화의 주인공으로 이미 인정받은 두 배우의 만남은 나에게 특별한 기대보다는 그저 실망을 주지는 않겠지, 하는 느낌과 함께 다가왔다. 물론 허진호 감독의 이름이 주는 무게가 없지는 않았지만, 멜로영화라는 장르가 주는 한계가 있었던것도 사실이기에..
그러나, 영화는 오만한 관객의 시선을 배신하며 만들어진다.
강릉이라는 자연속에서, 화려함이나 도시적인 느낌이 배제된 영화의 공간이동은 끊임없이 흐르는 빗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의 청각적 이미지와 함께 현대인의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묘하게도 아주 평범한 일상을 잡아낸다.
극적인 사건도, 극적인 주인공들의 감정표현도, 오랜 영화의 역사속에서 평범하게 보여지는 연인들의 우여곡절도 나타나지 않는 그래서 오히려 낯선 두 연인.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상우는 마음 줄곳을 잃고 흐느끼고.... 사랑을 두려워하는 듯한 은수는 ( 철저히 상우의 시선을 따라가는 영화의 전개 속에서 은수의 감정일랑은 관객의 해석일수 밖에 없다..) 계절이 변화하듯 그렇게 이유없이 상우를 떠나 보낸다.
그리고 다시 봄이 돌아오고, 흩날리는 벚꽃밑에서 상우를 다시 찾는 은수를 상우는 조용히 웃으며 떠나 보낸다. 한번간 여자와 버스는 잡는게 아니다..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그건, 다른 여자에게 정을 주고, 결국 자신보다 먼저 떠나버린 할아버지를 끊임없이 기다리던 할머니의 경험에서 나온말인걸까??
그래도 마음속에는 너무 많은 게 남는다. 상우의 가슴에 묻힌 변하지 않는 사랑처럼.
아마 상우에게나 은수에게나 봄은 어김없이 또 찾아올것이고, 또 그렇게 가버릴것이다.
봄날은 간다... 흐르는 눈물보다는 고이는 눈물과 더 어울리는 영화.
역 의자에서 오지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할머니에게 [이제 그만 하세요..]라며 소리치는 상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스스로에게 했을 말..이..
꼬리, 유지태라는 배우에게는 아무도 흉내낼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지금... 그건 너무나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것에 잡히지 않는 배우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
|
|
1
|
|
|
|
|
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제작사 : (주)싸이더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