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이란 제목을 웹에 있는 영화관에서 접하고,
볼까 말까 망설였다.
모니카 벨루치가 인터뷰한 기사를
전에 읽었고,
그게 생각나,
무척 구미가 당기긴 했지만.
꽤 늦은 시간이라
몸도 피곤하고.
무엇보다
그 밑에 줄줄이 달린
감상평이
맘에 들지 않아서 망설여졌다.
충격, 경악.
뭐 이런것들.
영화평을 꼼꼼이 읽고,
(친절하게 내용까지, 경악의 장면이 몇분인지까지.
다 써준...)
안 보리라 결심했는데,
아침이 되니....
궁금해지고
도대체 어떻길래 중격이라 하는지,
알고 싶고 보고 싶고.
하여간 인금님 귀 당나귀 처럼.
몸이 근질근질했다.
혹자는 모니카 벨루치가 얼마나 이쁘냐.
그걸로도 영화가 밝으니,
두려워 하지 말고,
볼테면 봐라. 라고 하기까지.
어떻길래,
일이 손에 안 잡혀,
차라리 보고 털어버리자. 는 심정으로
영화를 틀었다.
앞부분은 핸들링때문에 어지럽길래,
일하는 걸 펴놓고, 같이 하면서 쉬엄쉬엄 보다 말다 했는데..
머리에 골수가 튀어나올때는,
'저런 경악할만 하네..'
라는 생각 잠시..
사람을 소화기로 계속 치면 저렇게 되는구나.
생선 대가리 방망이로 치는것처럼.
더 심하진 않겠지.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친절하게 누가 가르쳐준.
9분 나온다는 강간씬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도 곧 지나갔다.
음...
그 남자. 권투 복싱하는 사람.
코가 부어있고, 인상이 나쁜.
생전 처음보는 여자에게
자기 성욕 풀어버리고,
이쁜 얼굴땜에 너는 세상 좋았지?
라며 얼굴을 바닥에 짓이겨버리는....
영화나, 이웃에나, 티비에
잘 등장하진 않지만.
내가 사는 세상에도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고,
또 신문에 오르락내리락 하는게 사실이니까.
또 설마 이럴라구. 하는 사건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고,
별 사람들이 다 사는 세상이라.
내가 참 운이 좋은편에 속하는 구나.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주 아주 이상한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음을..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이 세상이 참 유리처럼 아슬아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람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든지,
누구랑 만나든지. 상관없이
그 때가 되면 빨간 터널속에 들어가
자기에게 주어진 시련을 마주해야 한다면.
정말- 세상 살맛이 안 날것 같아.
이 영화가 현실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일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단걸 알면서도,
전쟁이 벌어지는 곳의 참상은 이와 비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 영화를 부정하고 싶었다.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건.
아무 의미도 뭣도 없는
그런 건지도 모른다.
불행이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긴장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며 살아야 할지 모른다.
희망 같은 거 같지 마!
라고 외치는 감독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난 이 방향이 틀어진 세 사람의
미래가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나쁘지 만은 않을꺼라.
기대한다.
이 영화를 찍고 충격에 병원입원까지 했던
모니카는
여전히 잘 살고 있고
새로운 영화를 찍고
남편이랑 섹스도 하고,
노출도 하고,
이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들도
여전히 그냥 살아가니까.
이 영화처럼 지옥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어떤 사람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그냥 사람은
운이 좋든지 나쁘든지
다 힘들고 고달픈 존재니까.
나쁜 게 항상 존재하듯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도 존재하니까.
나쁜것이 앞 부분의
사랑스런 기억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매일 눈물 흘리지만,
잠시 잠시 웃기도 하는.
그게 인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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