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의 지우개 - 사랑은 기억인가? 마음인가?
대개 사랑을 테마로 한 멜로 영화는 지극히 많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선 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재로 다룬 영화로서 사랑에 대한 기억에 대한 것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사랑이란
이성에 대한 사랑 한 눈에 반하는 사랑, 단순히 육체를 탐닉하는 사랑, 천천히 만들어 가는 순애보 같은 사랑, 운명적인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납치되었다 상대방과 함께 지내다 서로를 이해하게되어 하는 사랑. 미움에서 사랑으로 변하는 것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닌다.
사랑에서 헤어짐으로 사랑에서 헤어지는 것은 신분적인 한계. 사랑이 식어서 이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헤어짐. 다른 사랑이 생겨서 헤어지는 등 사랑에서 헤어지는 것도 각양 각색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의 사랑이야기 여기서 나오는 사랑은 건망증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랑이다. 물론 보는 사람이야 당연히 아는 것이긴 하지만, 정작, 극중의 주인공인 수진이 그걸 기억을 잘 못하는 게 문제인거지 뭐.
불륜으로 사랑에 아픈 기억을 지닌 수진과 사랑을 잘 모르는 철수. 이 둘은 건망증 하나로 시작해 서로의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변해가며 사랑을 이룬다. 정작 이들의 사랑이 결혼이란 열매를 맺은 뒤, 다시금 고비가 찾아오게 되며 그 결과 수진은 알츠하이머 병 즉, 치매에 걸리게 된다. 사랑이 만들어진 다음 찾아온 시련에 수진은 그 사랑을 잃기 싫어 노력하지만, 결국 어느 순간 그녀의 머리 속의 지우개는 자신과 철수와의 사랑을 지워내기 시작한다. 수진의 건망증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걸 느끼는 철수. 진실을 알게된 후 수진을 위해 무한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지만, 수진은 점점 철수를 잊혀가기 시작한다. 철수의 지극한 사랑에 잠시 정신을 찾은 수진은 철수와의 행복했던 추억과 그에 대한 사랑으로 결국 그의 주위에서 사라지게 되는 데... 사랑은 기억인가? 마음인가?
문득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마음이다. SEX다. 또는, 기억이다.
사랑하는 기억마져 사라지면 사랑하는 마음도 사라지게 될 거라면 사랑이 존재하는 건 단순한 기억이 아닐까? 기억이라면 사랑의 값어치는 기억에 불과하단 말인가 라면 이 영화는 기억을 담은 그저 색다른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 기억으로 사라져 가는 그 속에 한 쪽에서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보임으로 인해 지고지순한 사랑의 모습으로 승화되고 만다. 물론 이건 사랑에 대한 모든 걸 승화한 그 자체겠지만, 물론 영화적인 미화가 있는 것도 사실이긴해도 그자체가 사람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그 무언가라고 본다.
아쉬운 점
아무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극 초반에 너무 미적인 관점을 강조해서 광고나 뮤직 비디오 같단 생각이 든 부분이 아쉽다. 물론 영화적 전개에서 보자면 이건 뒷 부분에 나오는 비극과 지극한 사랑을 강조하기 위한 요소이긴해도 볼 때 극에 몰입하는 데 단점인 요소로 들어간다.
병에 대한 비현실성. 이건 아는 이가 말해준 것이긴 하지만, 치매는 저렇게 미화할 수 있는 게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물론 동감하긴 하지만, 둘의 사랑에 대한 관점에선 적당히 넘어갈만한 요소라고 본다.
내가 기억 속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사랑은 언제나 기억에선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다. 물론 그 끝이 아무리 안 좋게 끝났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 기억속에 좋은 것만 남거나 아니면 그 기억조차 흐려지게 마련이다. 물론 나 역시 건망증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더 와닿는 지도 모른다. 사랑은 추억일 때가 더 아름답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영화에서 찾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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