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사회로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1탄, 2월29일'을 보고 왔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알게 된 것은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러갔는데, 영화 시작 전에 예고편 해주잖아요. 그 때 어느날갑자기 시리즈물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원작인 어느날갑자기를 빌려보기도 하였답니다. 개인적으로는 네번째층을 보고 싶었는데 2월29일이 당첨되었습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정말 영화 제목처럼 어느날 갑자기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하마터면 못볼뻔 했다니까요. 아슬아슬하게 당첨메일을 확인했거든요. 못봤으면 큰일 날뻔 했어요. 세상에~~~ '상암CGV'에서 하는 '배우무대인사 시사회'였거든요.ㅋㅋ 제가 시사회 많이 다녀봤지만..CBV는 첨이네요~ 시사회 제일 많은 곳이 노후한 드림시네마 잖아요..ㅋㅋㅋ 감독선생님이랑 박은혜씨를 비롯한 배우들이 인사했구요. 그 중일부는 제 뒷자리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셨답니다. 귀신역할을 하신 신인여배우님 무척 이쁘시더군여~
암튼 각설하고 오늘 본 영화의 느낌을 적어볼께요^-^
■ 우리나라 공포영화...
공포영화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1. 좀비나 괴물이 나오는 것 2. 귀신이 나오는 것
우리나라는 거의 2번의 경우이죠.
우리나라 공포영화의 한계는 그 주제가 지극히 '권선징악'적이라는데에 있습니다. 내가 악을 행하지 않으면 어느정도 그 공포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지요.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오싹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귀신영화라도 '링'과 같은 영화는 대상이 태러수준이고 공포유효기간도 꽤나 길죠. 즉, 이야기의 대상이 '불특정다수'이며, 소재부터가 관객으로부터 영화내용과의 동일시를 쉽게 불러일으키죠. 그래서 공포의 여운이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링'보고 나서 혼자 TV보기가 무서웠으니까요. 그리고 '링'이 나온이후에 링손녀뻘 되는 귀신과 화면처리가 다른 공포영화에 많이 등장한 것도 사실이죠.
■ 2월 29일의 결말...
그래서 2월29일은 좀 특별한 결말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권선징악'적인 내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에 의사선생님이 하는 이야기에 어마어마한 반전이 숨어있지 않을까 무척 기대했는데..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더군요.
시종일관 귀신이 많이 등장해서 놀래키기는 하는데 집에 돌아오는 밤길에 무서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공포영화도 아닌 '살인의 추억'은 어두운 날 혼자 길을 걸을 때 무서웠는데 말이죠.ㅋ) 그리고, 모호하게 귀신(악령)도 아니고 주인공의 정신병도 아닌 그 중간선에서 이야기를 종결시키죠. 어느정도 관객에 해석에 맞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명료한 해석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러한 결말이 썩 맘에 드는 편은 아니었어요.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제시되는 공포영화를 원하신다면 2월29일보다는 '아랑'을 보시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아랑'을 볼 때 아쉬웠던 점이 귀신이 나오기 전에 소리가 먼저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제 소리로 놀래키는 공포영화는 그만!! 소리들으면 아 곧 귀신이 나오는 구나~ 준비해야지~~~~~ 이렇게 되잖아요~ 이게 무슨 공포영화예요..ㅋㅋㅋㅋ 제가 무서운 영화를 잘 보고, 겁이 없는 편인데... 2월29일은 많이 깜짝놀래다 왔습니다. 자꾸 귀신이 불쑥불쑥 나와서 말이죠.
■ 우리나라 공포물에게...
하지만 '깜짝 놀라는 것'과 '무서운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2월29일은 '무서운 것'보다는 '깜짝 놀라는 것'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정말 무서우면 말도 안나오죠...ㅋㅋ 주온1편에서 엄마귀신이 계단을 드르륵거리면서 내려오는 순간처럼 말이죠.
제가 공포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그런것 같아요. 문득 생각했을 때 등골이 오싹해지는 그런 기분... 심하게는 너무 쑈킹해서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장면! 이런거요~ 그래야 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지않겠습니다. 비싼 돈내고 영화보는데 말이죠^-^
하지만 2월29일을 비롯한 최근의 한국공포영화들은 공포의 수위가 좀 낮은 것 같아요!! 배우들도 무척 연기를 잘 하고, 효과도 좋고 하는데... 뭔가 아쉬운게 많이 있거든요. 또, 자주 등장하는 귀신씬들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귀신도 이제 개성시대입니다. 더이상 비슷비슷한 귀신으로는 앞으로 성공하기 힘들걸요.
기존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야할 것 같아요~ 너무 드라마적인 내용전개는 식상하잖아요~ 문득 생각나는 영화가 있는데, 공포영화는 아닌데 ..'아이덴티티'라고 반전이 기막힌 영화죠!!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와 시나리오 구성,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우니나라 영화 전반에 절실한 것 같습니다. 영화가 발전하는 만큼 관객의 수준도 향상하니까요.
대부분 시사회장은 분위기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첫째가 '공짜'이기 때문이고, 둘째가 편견없이 영화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오늘처럼 배우들이 직접 인사까지 해주면 일석이조이니도 하죠~ 그래서 저도 시사회로 본 영화에는 조금 더 후한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사회에서 후한 점수를 준 관객이더라도 이 영화를 내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면 결과는 좀 틀릴거예요ㅋㅋ.... 그런면에서 영화제작자 여러분들도 좀 더 긴장하셔야 할 것입니다.
2월29일! 전반적으로 내용이 극히 무난하고, 공포도 무난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6점과 7점 고민하다가..시사회이기도 하고, 잘 안놀라는 나를 자꾸 놀라게 한 점이 있어서 7점드리는 바입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보고싶었던 어느날 갑자기 두번째 이야기인 네번째층...무척 궁금하네요. 우리나라 공포영화의 발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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