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습니다]
많고도 많은 논란을 가져온 다빈치 코드를 관람했습니다.
그러나 영화 보면서 계속 떠오른 생각.....
'이게 왜 논란거리라는 거지?????' (물론 필자가 책을 안읽어서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는 것이긴 할거지만...)
내용만 보면 완전 전형적인 헐리우드 보물찾기에 신비주의만 가한 영화같은 느낌이 계속 드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내부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레이더스처럼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보물찾기 영화가 더 와닿는 건 왜 인지.....
기독교 단체에서 영화 상영 반대했다하죠? 그러나 안심해도 될 거 같네요. 이 영화에서 '다빈치 코드'는 찾아볼 수 없고 '진주만식 드라마에 내셔널 트레져식 이야기에 필자가 영화관에서 유일하게 취침한 썸 오브 올 피어스급 지루함'까지 모두 겸비한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이기 때문이죠.
필자가 미션3를 보고 적은 평이 생각나는군요. 거기서 저가 '여름 블럭버스터는 그냥 관객들이 즐기고 지루하지만 안게 하면 된다'라는 평을 썼거든요. 그러나 이 영화에서 과연 관객들이 즐길 요소가 뭐가 있을까요?
다빈치의 작품에 숨겨져 있는 성베를 찾는 것? 오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를 보면서 머리를 쓰려면 차라리 오션스 일레븐을 보는 게 낳을 거 같고 기독교에 관한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 알려고 할라면 십자군 전쟁을 영화화 한 킹덤 오브 헤븐을 한 번 더 보는게 낳겠습니다.
로버트 랭던과 소피 뉘뵈가 성베를 찾기 위해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은 꽤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만 흥미로울 뿐 왜 이 두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이 안될까요? 그리고 소피가 예수의 마지막 후손이라는 걸 아는 그 엄청난(?) 시퀀스에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을까요? 바로 이 영화가 소설의 단편적인 부분만을 따왔다는 거죠. 그리고 우연의 일치가 빈번합니다(물론 이것도 스토리의 무차별한 절단으로 이렇게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 로버트 랭던이 면도하다가 피가 떨어지는데 그게 십자가 모양으로 흐릅니다. 그리곤 뭔가를 알아냈다는 듯 밖으로 달려나가서 마리아의 무덤을 찾아냅니다. 물론 이 장면 역시 소설에 있었겠지요. 그러나 소설에선 이렇게 '황당하게' 표현하진 않았을 겁니다.(뭐 소설에서도 황당하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요...) 그 전 장면에서의 연이은 충격은 그나마 설명조로 진지하게 풀어나갔는데 이 장면은 뭐죠? 갑자기 생뚱맞게 위치를 알아내고... 영화의 엔딩 크리딧이 올라갈 때 밀려오는 황당함은 개인적으로 본 최고의 황당결말인 고질라급 엔딩이었습니다.
다빈치 코드 2편의 시나리오를 개발중이랍니다. 어차피 속편이 나오는 거라면 차라리 2부작으로 만드는게 더 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드는군요.
다빈치의 작품에 담겨있는 암호를 풀기위해 영화가 숨가쁘게 진행이 되니, 두 주연배우를 비롯한 조연배우들에 대한 이해도 극히 부족할 따름이며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은 관객은 무슨 내용인지 가물가물 하면서도 로버트 랭던이 크립텍스를 풀어 지도를 얻는 장면만 가지고 희열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론 관객들은 그 장면을 멋있다고 생각하면서요.
팥빙수에 팥이 빠지면 어떻죠? 팥이 빠져도 맛있습니다. 시럽이랑 젤리, 떡, 과일만으로도 팥빙수를 먹기에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팥이 빠지면 특유의 감칠맛이 안 살아 납니다. 다빈치 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자체로 보면 괜찮습니다. 워낙 원작이 훌룡하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이 영화가 진정으로 영화가 주는 미덕이 사라진 것이 왜 이리 큰 아쉬움으로 남는지. 적어도 소설에 대한 재해석은 아니어도 영화가 표현 할 수 있는 표현 기법을 더 갈고 닦지 못한 영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감칠맛이 떨어집니다.
론 하워드. 전작에선 생애 최고의 작품을 내놓고 이게 뭐 하는 짓일까요? -_- 어쨌든 2편이 제작되서 개봉되면 팥이나 듬뿍 넣어줬으면 좋겠네요.
P.S(프린세스 소피 아닙니다 -_-) - 오두리 도뚜. 정말 예쁘더라구요 -_-
20자평 - 거대한 영화에 전세계가 황당해지다.
유의사항 - 그래도 기본 지식을 있어야 됩니다.
비슷한 영화 - 장미의 이름
이 장면만은 - 티빙경과 랭던, 느뵈가 최후의 만찬을 보면서 암호를 해독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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