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으로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고 말해보고
겪어봤을 법한 영화.
정말 대사와 행동, 심리상태까지 모두가 공감가는 부분으로만
채워진 영화였다.
군대영화라고만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을 배경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건을 다룬 것이다.
어느날 태정에게 걸려온 승영의 전화. 갑자기 만나자고 한다.
휴가를 나온 승영은 태정에게 찾아가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며
태정에게 매달린다. 태정은 어째 승영이 불편한 눈치이다.
승영은 표정이 무언가 고민이 있는듯 어둡다.
태정은 승영의 중학교 동창이면서 군대 같은 내무실 고참이었다.
군시절 태정은 승영을 잘 챙겨주었지만 승영은 다른 고참들과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체계때문에 트러블을 일으킨다.
그러면서 승영은 자신이 고참이 되면 이런것들을 다 바꿀거라
이야기한다. 그런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굽히지 않던 그에게
태정이 전역한 후 일들이 일어나는데...
이 영화는 군대의 이야기를 굉장히 리얼하게 그려내 군필자들에게
그 시절의 기억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러면서 군대내에서
충분히 있기도 하고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승영과 관객이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한다.
나도 승영과 같은 말과 생각을 가진적이 있었다.
내가 고참이 되면 바꾼거라는 둥, 나는 후임에게 잘해줄 거라는 둥.
뭐 바꾼것도 있긴 했지만 내 생각과 말한건 대부분 그대로였다.
승영도 바꾼다 바꾼다 했지만 그도 고참이 되면서 결국
같아졌다.
아무리 X같아도 "군대니까"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것이 통하는
그런 곳이 군대라는 것을 인정하는 태정. 나도 그랬다.
"군대니까"라는 말을 하곤했었다. "군대는 그런 곳이야"라는
말로 부조리와 비합리도 모두 정당화 시키곤 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그리 틀리지 않는다.
계급사회에서 상관의 말에 절대복종은 불문율이니까.
이 영화를 보고 군대에 대한 편견은 갖지 않길 바란다.
요즘은 박수동 병장같은 고참은 거의 없으니까.
(거의라면 있기는 하다는 말이다. 아주 가끔)
아무리 X같아도 살아지는 곳이 군대이고, 적응해서 점점
편해지는 곳이 군대이고, 그래도 나갈때는 그리워지는 곳이
군대이다.
군필자와 군입대 예정자는 꼭 봐야할 영화.
P.S 태정역으로 나오는 하정우라는 사람은 양촌리 김회장
장남 김용건씨 아들이라던데 왜 성이 틀리지? 가명 같진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