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발랄하고 귀엽고 심각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최근작이다.
작년 아시아 인디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매진되기도 했다.
동성애를 소재로 했지만 그것은 그저 소재에 불과하다.
왕년에 잘나가던 히미코. 어느날 갑자기 잘나가던 게이바를
폐점하고 바닷가에 호텔을 인수해 게이양로원을 차린다.
그의 딸 사오리(시바사키 코우)는 가족을 버린 아빠를 증오한다.
어느날 그녀에게 하루히코(오다기리 조)가 찾아온다.
그는 게이인 아빠의 젊은 연인. 간암말기의 아빠를 위해
그의 양로원 '메종 드 히미코'에서 일하기를 권한다.
그녀는 아빠의 재산 상속을 이유로 그곳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사오리는 게이들의 양로원 '메종 드 히미코'에서 일하면서
그곳의 게이들을 변태라고 생각하며 가까이 가지 않고
피해다닌다. 그곳의 대부분이 가족을 버리고 나와 혼자 사는
노인들이었기 때문에 아빠에 대한 증오심이 그들을 꺼려하게
했을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아빠가 되었을때 기뻐했고
가족을 그리워 한다는 인간적인 면에 그녀는 마음을 열었고
가족을 버릴만큼 매몰차지만 진실은 여린 그들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그들을 호모변태라며 싫어하던 그녀는 그들을
변호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생기는 하루히코와의 야릇함.
하루히코는 과연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게이 할아버지의 말대로
특별한 경험이었을까. 아무 느낌없이 키스를 하고,
느낌없이 사오리와 자려고 했던 그는 무엇을 원했던 걸까.
사오리역의 시바사키 코우. 정말 그녀가 배틀로얄에서 친구들을
잔혹하게 죽이던 그녀였단 말인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선 청순하고 지고지순한 그녀였다. 극과 극을 달리는
그녀의 역할은 이번엔 자존심 세지만 여리고 귀여운 역할을
맡았다. 가장 압권인 장면은 바로 "피키피키 피~키".
궁금하신분은 영화를 직접 보길 바란다.
오다기리 조 역시 일본의 가장 촉망받는 배우 중 한명이다.
남우 신인상에 조연상을 타냈으니까. 잘생기긴 잘생겼다.
전반부 부터 중반부까지는 잘 흘러가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좀 지루한 감이 있다. 너무도 조용하고 대사도 별로 없고
눈빛과 연출만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 내게는 적응이 덜 됐는지
약간 졸리기도 했다. 이 영화는 현재 CGV에서 상영을 하고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계속 확대상영을 하고있다.
일본 영화 특유의 조용하면서 잔잔하고 가끔씩 웃음을 주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