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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곤의 재발견, 정웅인의 재발견... 마법사들
songcine 2006-04-08 오전 12:26:43 1090   [1]
 

 

 

숲이 우거진 산골에 한 카페가 보인다.

마법사...

한 여인이 인도한 그 카페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재성과 명수는 "마법사" 밴드의 맴버들이다.

두 사람은 오늘 자은이 죽은지 3년이 된 새해 어느 날 이렇게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재성은 이 카페의 주인이 되어 있었고 명수는 아르헨티나로 떠날 결심을 하고 있다.

3년전 스노우보드를 맡기고 절로 향했던 스님이 출가하여 돌아왔고 밴드 맴버 중 한 명인 하영도 곧 올 것이다. 하영은 지은이 죽은 후 노래를 부르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아까 우리를 인도한 그 여인은 계속 춤을 추고 있다.

그 여인은 죽은 자은이였다...

 

 

 

오랜만에 스포일러 없는 편한 글을 쓰게 되었다.

"스포일러 있음"이란 제목을 붙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참 괴로웠는데 오늘 이 영화 "마법사들"은 스포일러가 없음을 우선 밝혀둔다.

반전도 없으며 스토리가 아주 단순하여 스포일러라고 이야기할 대목이 없다고 봐야 할 듯 싶다.

하지만 이 영화 그렇게 만만한 영화 아니다.

 

우선 이 영화는 "간과 감자", "소풍"의 단편으로 알려진 송일곤 감독의 작품이다.

물론 송일곤 감독은 이후 "꽃섬", "거미숲","깃" 등의 징편을 만들어 왔었다.

하지만 운이 없던것인지 관객들이 취향이 독특한 것인지 그의 영화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특이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방식을 추구하는 감독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송씨임에도 그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죄송스러울 뿐이다.

 

이 작품은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독특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우선 전주영화제 디지털 3인 3색 중 한 작품이었으며 이 것이 다시 장편으로 만들어진 사연이 있는 작품이다.

더구나 이 작품은 절대 중간에 끊김이 없는 원 테이크 원 컷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결정적으로 이 작품은 CGV 인디영화관 단독 상영에 상영방식도 디지털 상영은 물론이요, 인터넷 네트워크 망을 이용하여 상영하는 방식으로 전혀 필름을 돌려 상영되는 방식이 아니다.

 

 

 

자, 그러면 하나하나 이 작품을 이야기해 보자.

 

하나...

우선 이 작품은 연극적인 성격이 있다.

이는 앞에 말한 원 테이크 원 컷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관객은 이들의 움직임을 끊김없이 따라가고 있고 마치 그들의 움직임에 같이 동요되는 느낌또한 받게 된다. 또한 기교를 사용하지 않는데 과거 여러 컷으로 사용된 영화의 경우 회상에 젖을때 화면이 희미하게 어두워지는 등의 방식으로 장면이 전환이 되었는데 이 작품은 화면 전환을 배우들이 옷을 갈아입음으로써 그 장면을 대신한다. 거기에 탱고 음악(휴고 디아즈)이 곁들여지면서 화면전환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물론 이런 원 테이크 원 컷은 단점도 있지만 그 점은 조금 이따가 이야기 하기로 하고...

 

또한 이 작품은 전주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전주영화제의 지원도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40분정도의 분량으로 시작된 이 영화는 1시간 분량으로 생각이 되어지다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1시간 36분(96분) 분량으로 보게 된 것이다.

옴니버스 형식도 거론이 되었으나 섭외 과정에서 좋은 카페 부지를 찾아내 밴드 이야기로 이야기가 확정이 된 것이다. (어떤 식으로 촬영했는가 궁금하면 필름 2.0의 276호 기사를 참조하길...)

 

 

 

둘...

이 작품은 정웅인이 출연했다.

솔직히 "두사부일체" 시리즈를 본 관객들로는 실망감이 클 것이다.

재미는 있어도 메시지가 없는 이런 조폭 영화를 우리가 왜 보았는가 하는 생각말이다.

아마 정웅인도 영화를 찍으면서 그런 고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이었을까 정웅인은 저예산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그리고 절대로 (물론 조금 있긴 하지만...) 웃기지 않는다. 강제로 말이다.

정웅인이 연기한 재성은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 밴드의 드럼 맴버이다.

기타를 쳤던 같은 맴버 자은을 사랑했지만 서로 생각하는 사랑의 방식이 틀려 이들은 서로 아파하게 되고 결국은 자은이 세상을 뜸으로 인해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 한다.

 

정웅인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하나는 시트콤 "세 친구"와 또 하나는 정웅인을 스타로 만들어준 버라이어티 쇼 "좋은 친구들"의 코너 "흑과 백"이다. "세 친구"에서 소심한 정신과 의사로 등장한 정웅인은 박상면과 윤다훈과 호흡을 맞추어 코미디 연기의 지존으로 불리우기도 했었다. 박수홍과 같이 연기한 "흑과 백"에서는 "감 잡았어~!"가 최고의 유행어가 되면서 그를 스타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정웅인은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코미디 영화는 계속 출연하고 있지만 코미디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의지는 한 영화주간지의 인터뷰를 생각하면 되겠다. (씨네 21 546호)

 

 

 

 

셋...

CGV의 힘으로 상영되고,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상영되었다.

영화 "메종 드 히미코"의 확대상영으로 탄력을 받은 CGV은 결국 인천 CGV를 인디영화관으로 추가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을 기존 3개 인디영화관 뿐만아니라 인천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개인적으로 부천에 사는 필자에게는 희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영화를 보려면 서울로 가야하고 혹은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시네마테끄를 이용해야 볼 수 있었는데 이제 수도권 일부지방에서도 점차 예술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점 높이 평가한다.

또한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한 상영방식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이 영화는 디지털로 상영되었다.

이제 디지털 상영은 너무나 흔해서(?) 뉴스꺼리가 되지 않는다.

서울의 주요 멀티플레스 체인은 디지털 상영을 위한 준비가 거의 다 끝났기에 앞으로 보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이다.

필름없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지만 영사기사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소식은 아닌듯 싶다.(물론 이 경우도 소수의 영사기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오해 없길...)

저장되어 있는 소스를 각 상영관에 전송하여 보내는 형태로 영화 프린트 값이 대폭 절약이 된다고 한다. (한 벌당 무려 250만원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디지털로 그것도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상영방식은 환영받을 일이고 CGV가 본보기이자 모범사례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시작이 모두 성공적일 수 없듯 필자가 인천 CGV에서 본 "마법사"들은 솔직히 실망이었다.

네트워크의 오류로 영화 상영도중 상영관 불이 켜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관객이 필자 포함 겨우 3명이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시작이기에 이 미비함은 곧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원 테이크 원 컷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 영화이다.

당연히 NG는 없어야 하며 그럼에 따라 일부장면이 조금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스님과 재성의 대화는 너무 중간 중간 공백이 많으며 매우 어색하였다.

물론 이게 송일곤 감독의 전략이었다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공백을 분명 관객들은 실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원 테이크 원 컷의 또다른 단점은 화면전환을 할 수 없기에 그 대체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배우가 옷을 갈아입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서 화면전환이 되고 과거 회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너무 느려서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나마 참을 수 있는 것은 휴고 디아즈의 탱고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음악도 없었다면 정말 답답한 장면이었을지도 모른다.

 

원 테이크 원 컷으로 촬영된 영화도 국내에는 꽤 있다.

김기덕 감독의 "실제상황"도 그렇고(정확히 말하면 15컷이 사용된 영화, 당연히 원 테이크 원 컷은 아니다. 하지만 제한적으로 컷을 정해봤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옴니버스 영화인 "다섯개의 시선" 중 류승완 감독의 작품 "남자니깐 아시잖아요" 역시 원 테이크 원 컷이다.(이건 진짜다!) 류 감독의 작품도 역시 송 감독의 작품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있었지만 단편이라는 특성때문에 그 어려움은 잘 넘어갔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장면이라서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물로 그 노력 높이 평가하지만 다른 대안적인 방안이 요구되는 바이다.

 

 

 

송일곤 감독의 재발견, 정웅인의 재발견이 있는 영화 "마법사들"...

상영관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이런 영화 수명(상영기간)이 짧다.

특별한 영화를 한번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PS. 안타까운 점 하나더...

예술영화에서도 PPL 문제는 심각한 것 같다.

스님이 마시던 기네스 맥주... 맛있다를 연발하는 것이 마치 홍보처럼 보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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