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멜로를 표방하는 영화는 정말 콧방귀도 안뀌고 뒤돌아서던 나였다.
그러나... 색깔있는 감독의 눈을 통해 조금은 특별해졌다는, 어느 신문기사의 달콤한 감언이설에 넘어가,
또는 잠깐잠깐 보여주는 예고편의 강렬한 미장센에 끌려 조금은 기대감에 차서 보러 갔더랬다...
스크린 쿼터 사수 좋다.
승승장구하는 한국 영화, 정말 자랑스럽다.
그러나 아직도 한편에서는, 멋부린 몇몇 대사와 연기 잘하는 주연 배우만으로도 흥행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감독들도 여전히 있는 듯 한다.
이런 7,80년대 스토리에 한물간 홍콩 느와르 액션을 결합하여, 정말 관객들을 쥐어 짜다짜다 못해 짜증나게 만들어 버리는 영화를, 단언컨데 내 지난 몇년간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배우들의 감정이 전혀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둘이서 손잡고 이리저리 뛰기 시작하더니 결국 둘다 총을 맞고 죽어버린다. 허... 참!
게다가 산만한 스토리 전개까지 - 김칫국 끓이려다 맛이 안나니까, 참치 넣고 고기 넣고, 해산물 넣고 된장 풀다가, 결국 미원까지 잔뜩 집어 넣은 맛이다.
한국 영화여.
스크린 쿼터 사수를 떳떳이 외치려면, 먼저 자정능력부터 갖추자.
이런 영화가 흥행예감이라는 타이틀아래 개봉된다는 것 자체에 심한 자괴감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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