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는 좀 이해가 안간다. 아무리 인간에 길들여졌다고 해도 가능할까? 주변에 동물과 관련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맹수는 분명 맹수라고 했다. 여하간... 영화를 영화로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기에 그런 부분은 사적인 생각으로 남겨두고 영화를 본 나의 감상을 쓰겠다.
호랑이 형제의 어려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까지의 여정이라고 간략하게 줄일 수 있겠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호랑이의 모습이 상당히 정교했다. 모든 장면을 실사로 촬영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혹시나 모든 장면이 실제 호랑이를 데리고 촬영한 것이라면 정말 이 영화는 신기하고 대단한 영화가 되겠다.
가이피어스가 오랫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팬인 나는 그의 연기 하나하나가 마냥 보기 좋았다. 또 최근 초코릿 공장에서 열연했던 아역 프레디 하이모어의 더 어려보이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어린 호랑이들도 역시나 마찬가지였고...
그렇지만 영화가 지루한 것은 사실이다. 그 지루함과 졸려움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솔직히 잡혀가서 각자 다른 생활을 하기까지는 집중도가 높지 못했다. 호랑이의 그 잔잔한 면모 가끔 어흥도 아니고 엉엉하는 그런 소리는 참으로 졸려움을 주는 요소였다. 음악을 적절히 활용했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든다.
호랑이 자체에 대해서 평소에 늘 맹수고 정말 무섭고 막상 앞에 서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그런 이미지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이런 영화를 통해서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처럼 맹수중의 맹수 호랑이도 인간의 기술과 총 앞에선 약할 수 밖에 없는, 또 자신에게 잘 해준 2명의 사람들을 기억하고 정말로 인간적인 행동을 하는 호랑이를 보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미인지 아비인지 부모 중 하나인 호랑이가 벌판에서 귀에 총을 맞을 때 돌 틈에 숨어있던 샹가의 소리에 놀라 움찔하는 모습이다. ... 시종일관 호랑이 눈을 바라보며 알수 없는 마음이 계속 솟았다.
사실 그런 느낌 마저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냥 호랑이가 정말 그러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후반부가 아름답고 즐거웠다.
또 영화의 분위기를 들춰보자면 석상을 훔쳐가는 서양인, 또 그런것을 이용하는 원주민 등등... 찌든 인간들의 세태를 호랑이에 비교해보게 되었는데 인간이 잘 살고 있던 호랑이를 잡아와 자신들처럼 찌들게 하려는 그 점이 정말 안쓰러웠다. 결국 정글로 정글로 돌아가게 되지만... 아주 옛날에 총이 없고 사냥 기술도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호랑이를 그렇게 잡아서 인간의 구미에 맞춰 굴릴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텐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정글이 색감이 참 따뜻하고 아무래도 유적지에서 찍어서 그런지 호랑이의 늠름한 모습과 기품과도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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