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나는 이 영화가 참 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내가 늘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수도 없이 놓치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시절에도 똑같았다. 2006년이 된 눈 구경이 가능한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오랫만에 토요일의 '주말의 명화'를 보게 되었다.
김하늘은 이쁘기도 이쁘지만 어느 시점부터 연기 잘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좋았고 송승헌은 빙우 보는 내내 참 역할 잘 맡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성재는 그런 선배 모습에 참 잘 어울렸지만 원래 좋아하거나 관심을 두고 지켜보던 배우가 아니라서 넘어간다.
흥행도 못했지만 영화 작품성에 대해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화라 예전에 보고 싶어했던 기분은 생각하지도 않고 정말 아무런 기대없이 가족들도 다 자고 하니까 영화만 집중해서 봤다. 야밤에 밖은 춥고 불을 꺼 깜깜하고 그리고 참 조용하고... 그 가운데 영화만 살아있었다.
보면서 이 영화는 영화관에 가서 보면 안되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혼자 공감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참 힘든 영화라는 생각도 했다. 끝까지 봐가면서 3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들의 사연에 종지부나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참으로 신파적인 드라마를 보는 느낌도 나지만 가끔 맞딱들이게 되는 정말 뭔가 찡한 부분들이 꽤 여러장면 있었다.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내 컨디션이 이 영화에 참 맞아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엔딩 씬에서 송승헌의 나래이션은 그냥 싫었다. 산에 두 사람을 묻었다는... 그 말은 하지 않았던게 더 나았을 것 같다.
히말라야를 나타내기엔 컴퓨터 그래픽이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그런 효과가 사고를 당하거나 뭔가 영화의 분위기를 턴 시키는데 좋은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전체를 3으로 놓고 아 저거 너무 티나고 오점이야 이런 생각이 1이라면 긍정적인 느낌으로 생각보다 지루한 영화를 끊어서 보게 만들어 주는 전환점이 되는 생각은 2였다.
산을 타던 남자, 산을 타고 싶어한 여자, 산을 타게 된 남자.
그 3명의 사랑이야기.
보는 동안 분명 즐거웠다. 또한 여성 감독의 감성이 살아난 영화였던 것 같다. 대사보다는 확실히 침묵과 표정 그리고 분위기... 그리고 추위. 하지만 음악은 아니었다. 시도 때도 없고 센스도 없었다.
아! 김하늘... 너무 예뻤다. 캐릭터 참 잘 산것 같다. 송승헌은 어울리는 역이었지만 연기가 아직도 딸리는 느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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