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지만..
정확히 말해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에게 그들의 국적은 별 의미가 없다.
일본도 조선도 짜다시리 주인공에게 의미는 없다.
역사를 거세하고 국적의 의미를 없애버린 상황에서...
주인공의 비행을 위기로 몰고가는 상황으로 설정한 조선기자의 요인사살 장면은
항일운동이 아닌, 그저 일개의 테러일 뿐이다.
(주인공이 이후 받게되는 고문은 주인공이 조선인이라는 이유라기 보다는 그 기자와 주인공의 주변이 연류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앞서 주인공의 일본 생활장면에서 조선인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차별등의 어려움은 없었다.)
만약 윤봉길, 안중근 의사도 일개 테러리스트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이땅을 살아가는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위의 장면에서 감독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살인장면의 묘사는 위의 질문과 다를 바 없었으며,
항일운동은 잘나가던 주인공을 위기로 몰아넣는 수단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히 불편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이런식의 묘사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파쇼일까?
어차피 주인공을 위기로 넣기 위해 넣은 기자의 살인 장면도 허구일 뿐인데..
꼭 이런 장면을 넣었어야만 했는지...
다른 소제를 이용해서 주인공을 위기로 넣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감독에게 묻고싶은 바이다.
역사적 관점에 대한 불편함을 떠나서라도
편집과정중 상영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그런건지는 알 수 없지만 흐름이 너무 자주 끊긴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이라면 남녀주인공간의 신파에서 비롯한다.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남자주인공을 꼭 죽여야 했던가?
그렇게 남자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살인장면을 동원해야만 했을까?
아뭏든 청연은 내게 비호감 작품이었다.
p.s. 해방이후 만든 한국영화중 이토록 비중있었던 악역아닌 일본군 장교역할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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