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욕하는게 아니다. 이놈의 싸가지 없는 게시판을 보고 욕하는 게다. ㅡㅡ shit A4용지로 치자면 한장 분량을 썼는데 다 날아갔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A.I를 보면서 내 친구가 울더라. 나오면서 친구 왈. "내가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만든 스필버그 감독의 의도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뭐, 영화 도입부에서 이 영화가 SF영화가 아니라는 데서 벌써 실망을 하고 들어갔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감독은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 제법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 꼬마가 요정을 찾으러가는 대목에서 부터 영화는 가족용 휴머니즘 영화가 된다.(초반부부터 그랬던가ㅡㅡ) 그리고 아동용 동화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 감동적인 요소들을 끼워넣는다.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고민은 벌써 전세대 감독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들이 등장하는 블레이드 러너를 기억한다. 작품속에서 감독은 인간미를 갖춘, 즉 이성과 감성을 갖춘 지능이 있는 존재들을 어떻게 바라보야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고민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잘 굴러간다. 그러나 A.I는 삐걱거린다. 폐기물 축제인가 에서는 지나치게 오버해서 로봇을 핍박하고(스필버그에 의해 아작나는 로봇들이 참으로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ㅡㅡ;) 요정에게 다가갈수록 영화는 과연 이 꼬마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 동화적인 고민에 빠져들게 만든다. 결론에서 스필버그는 과연 그것은 꿈이었다고, 요정은 없고, 로봇은 결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이기적인 결론을 맺고자 한게 아닌가 싶지만, 마지막에 큰 자선을 베푸는 양 엄마를 다시 만날 기회를 준다. 그것도 단 하루..ㅡㅡ 아무튼 결론은 행복하게...(가족 영화들의 공통된 결론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무난한 영화였지만, 불만이 남는 것은 스필버그가 SF와 휴머니즘의 결합에 있어서 노력은 했지만, 어정쩡하게 결론을 내려버린 것이다. 차라리 조지 루카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를 추구하든지, 아니면 자랑스런 전작 [쉰들러 리스트]처럼 진지모드를 추구하든지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튼 영화를 보는 내내 그다지 지루하다는 생각은 안들었으니 한 번 보고 나오는 데 크게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 것이다.
원래대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꼭 한 번 보고 싶은데 말이다.
덧)) 그 꼬마의 이름이 할리조엘이었구만. 꼬마야 미안하다 ㅡㅡ;;; 영화를 보고 받은 감동이 있다면, 너의 연기력에서 비롯된 것일꺼라 생각한다. 나중에 오스카상 받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