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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의 정무문.. 무협영화의 마지막 로망.. 이연걸의 정무문
skarndrla 2005-12-27 오후 6:27:04 1857   [9]

7~80년대에 '국민학교' 시절을 보낸 이들은 알 것이다. 그 시절 300원에 학교에서 해주던 무협영화를 보고 나면 친구들끼리 영화에서 나왔던 무술을 따라하며 가슴뛰던 시절 말이다.

 

 

  80년대의 그 수많은 -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 무협영화들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연걸이라는 걸출한 무술스타 덕분에 황비홍, 방세옥, 정무문 등 수많은 무협영화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그것은 한 스타 시스템에 의존한 것이었을 뿐 무협영화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 갔다.
 

 그리고 그러한 무협영화의 사양기의 끝자락에 나타난 작품이 바로 이 <이연걸의 정무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소룡의 동명인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원작의 비극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생기넘치는 분위기의 활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원래대로라면 당시 일본인의 도장을 습격했다면 원작영화에서처럼 수배당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야 하건마는 이 영화는 그런 머리아픈 사실을 모두 배제한 채 이연걸의 화려한 액션에 기대어 중국인의 반일감정을 그대로 영화에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이 영화는 본래의 스토리라인이 70년대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 줄거리가 꼬이는 부분 없이 매우 단순 명쾌하게 이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무협영화와 함께 가슴뛰며 보냈던 이들에게 오래된 무협영화에 대한 복고적인, 그리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영화가 시작될 때 흐르는 경쾌한 음악도 분위기 형성에 한몫을 한다)
 

 그러한 분위기에 무협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준 이연걸의 액션, 그리고 그에 걸맞는 카메라워크 등의 연출이 빛나면서 고전 무협영화 팬들에게는 정말이지 충실한 만족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연걸의 정무문으로 정점까지 도달했던 (고전스러운 분위기의) 무협영화는 차차 사라지게 된다.

 

 

  이제 고전 무협영화의 명맥은 거의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의 입맛의 변화에 맞춘 일이겠지만.. 와호장룡이나 영웅처럼 서양인들의 동양에 대한 환상을 극대화시킨, 무협영화라기보다는 무슨 신선놀음같은 그런 분위기의 영화들이 현재의 대세가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적인 액션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어쩌랴.. 대세가 그런 걸..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은 모르긴 해도 이 영화 <이연걸의 정무문>이 후일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매트릭스>의 액숀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다.(혹시 모르겠다. 무술감독이 같아서일지도..)
  다리가 허리까지밖에 올라가지 않으면서 그나마 쿵푸한답시고 열심히 허우적대던 키아누리브스의 자세나, 이제는 개나 소나 다 따라하는 '허리숙여 뒷발차기'를 선보이던 요원들의 모습.. 그리고 키아누와 모피어스가 가상대련을 하던 그 장소들의 분위기 등.. 많은 요소들이 이연걸의 정무문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그 점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제 나이가 40살이 넘어서인지 예전같은 액숀을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그리고 그렇다고는 해도 그의 액션을 극대화시켜 보여줄 줄 모르는 멍청한 서양의 카메라감독진들 덕분에 예전보다 많이 쇠퇴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연걸이다. 하지만 이 영화 정무문을 볼 때마다 아직 그가 건재하다는 걸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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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의 정무문(1994, First of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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