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태풍. 영화 전반에 대한 평은
아래의 비판적 평을 쓴 많은 분들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조하며
내가 감독이라면 '이건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싶은 연기장면들...
부모를 잃은 두 남매가 숨어다닐 때 남동생(씬)이 '엄마가 보고싶어서'라는 장면, 이에 대한 누나의 짤막한 설교,
누나가 몸을 망친 대가로 빵을 얻어와서 자는 동생을 깨우고 먹는 장면, 누나가 나무뿌리를 캐먹는 장면 ...
아무리 아역배우라 하지만 요즘 TV문학관 같은 데서도 그것보단 훨씬 리얼리티를 느끼게 연기한다.
참으로 애절하고, 영화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는 설정장면들이건만
보는 순간 몰입이 안되고, '이건 아니다' 하는 느낌...
또한 장동건은 아직 많이 부족한 듯 보인다...
스스로 씬의 역할을 자신의 것으로 녹여서 표현할 만한 그 무엇이 부족하다.
아직 거목은 아니라는 느낌...
특히 이정재와 마주앉아 차를 타고가면서 '바보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를 할 때의 연기...
난 아니다 싶었는데...
아무튼 이 영화에서 장동건은 언뜻언뜻 45도 각도에서 인상을 쓰고 먼산을 바라보는
이미지 이상의 그 무엇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러한 이미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입을 열고 말을 했을 때, 뒷받침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음...
뭔가 할 얘기가 너무나 많은 영화다.
거대담론을 중심으로, 블록버스터영화로서의 위상(?)을 너무나 의식한 나머지
오히려 단순한 상황이나 논리 전개에 설득력이 부족하고 섬세한 표현에 미숙하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영화 자체에 대한 느낌이나 감동보다는,
'뭔가 대단한 걸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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