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곽경택 감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순전히 배우들에 대한 기대로 보게 된 영화입니다.....
곽감독을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갠적인 사정으로 4번 봤습니다..... 그런데 제겐 보면 볼수록 그 느낌이 더 우러나오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처음에 "태풍" 볼 때엔 이미연 씨 등장하기 전까지 초반에는 좀 지루하더라구요.... 그래서 초반부는 '역시 곽감독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망했다...'하는 생각으로 보았는데.....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볼 때에는 그 스토리보다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을 하고 보니..... 오히려 덜 지루하더라구요..... 영화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도 처음 볼 때보다 두 번째로 볼 때 더 높았고..... 씬과 명주의 아픈 가족사 부분에서도.....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할지 모르는 작전을 나가면서 세종이 어머니께 남긴 뭉클한 편지에서도 영화를 보면 볼수록 더 많은 눈물이 샘솟더라구요.......
영화를 보면 불수록 그저 씬이란 캐릭터에 깊이깊이 빠져 들었습니다.... 씬의 아픈 가족사에 대한 원한과 분노로 가득한 슬픔에...... 영화 내내 그가 내뿜는 에너지 넘치는 카리스마에.... 사실 씬이란 캐릭터를 연기하신 장동건 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지만.... 장동건 씨의 계속된 강인한 남성 캐릭터에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장동건 씨와 별개로 "씬"이란 인물......너무 아파서...너무 강렬해서...... 세종도 멋쥐쥐만 제겐 세종보다도 씬이 더 마음이 가는 인물이더라구요....
영화 내내 강렬한 카리스마와 태국어, 러시아 어 등의 언어 구사 실력을 보여준 장동건 씨도..... 정말 올만에 남자다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이정재 씨도..... 비중은 두 배우분들에 비해 조금 작았지만 그 연기력만큼은 두 배우분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았던 이미연 씨도...... 배우분들의 연기가 넘 좋았던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갑수 씨가 꽤 많은 비중으로 출연하셔서 개인적으로 참 방가웠구요..^^
영화에 대한 평은 저마다 다 다른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큰 기대를 갖고 있던 영화가 2%만큼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실망감 때문에.... 그 영화를 졸작으로 치부하고 마는 것도....... 그리고....... 기대치가 하나도 없던 영화가 생각 외의 모습을 2% 보여줬을 때 그 영화 생각 외로 너무 좋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일 것입니다........
"태풍"....영화 감상을 방해할 정도의 큰 기대 없이 본다면....... 볼 거리도 있고....어느 정도 감동적인 요소도 있고..... 무엇보다도 청룡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보다 훨씬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장동건 씨와 이미연 씨의 색다른 모습,.. "모래 시계" 이후 이정재 씨의 올만의 면모를 보는 재미를 주는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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