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의 작품이다. 나는 예전에 킬러들의 수다를 보고서 좀 황당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분명 잔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장진 감독의 연극이 나는 더 친숙하고 '택시 드라이벌'에 대한 감동이 아직도 너무 진해서 그냥 마냥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 연극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영화는 부분 부분을 끊어간다. 나는 이 점이 참 좋았다. 잠시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왜 방송과 연계를 했는지 모르겠다. 장진의 잔재미는 곳곳에서 느껴진다. 말장난도 있지만 대부분 영화의 중심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호텔 지배인인 이한위씨가 물에 뭔가를 탓겠거니 하는 생각은 초반부터 들었고 김지수의 자살이 유추안될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사람에게 '굿판'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부분 때문에 장진에게 반했다.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해야 할 부분과 믿기힘든 비과학적인 것의 만남. 그것이 방송계에서 우선 제안한 쇼일지는 모르지만 결국 진실로 이끌어주게 되었다.
신구가 하는 대사가 있다.
살인을 당했느냐 혹은 살인을 했느냐 이건데 그렇다고 살인이라는게 꼭 누구를 죽여야만 살인은 아니죠 살인은 안했지만 결국은 누구를 죽인거죠 죽지 않았는데 살인하는 경우 죽었는데 살인이라고 안하는 것도 있고 살인이라는게 죽이지 않은 것도 있고 뭐...
이 대사가 가장 영화의 키 포인트라고 느꼈다.
죽이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박수칠 때 떠나는게 김지수가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스스로 죽었으니 타인에 의한 살인은 아니지만 결국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타인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잘못을 했던 안했던간에 말이다.
김지수가 열연한 정유정의 동생이었던 신하균 캐릭터는 정말 제대로 싸이코다. 자신이 기억하기 싫은 점도 기억이 나게 한다는 그 장펴는 운동을 할 때 그의 뇌리에 스치는 '창녀같애...' 정말 토나오게 김영훈이 싫었다. 그의 그 기억에 의해 나는 결국 결정적인 살인을 하지않은 살인자는 김영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쨌거나 많은 용의자가 있었고 마지막에 굿판을 통해 쇼도 치루고 차승원, 그가 보기엔 '진실'이라는 환영도 보게 된다. 물론 그 부분은 딱히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 밖에... 재미있었다. 하지만 굿판 부분에서부터 그런 비과학적인 느낌은 내 몸에 나름의 소름을 돋게 만들었고 그에 더해 안구에 습기차게 만드는 슬픔이 자욱하게 깔리는 느낌도 주었다.
초반에 차승원과 신하균의 대립이나 차승원과 다른 검사의 대립 또 여러가지 이야기들... 솔직히 이야기가 좀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촛점이 흐려지기보다 끝까지 잘 풀려나가서 기대 이상이었다.
마지막으로 장진의 영화라고 해서 느껴지는 것은 잔재미가 분명 열심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 여행객 부부의 F층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차승원이 방송국 피디에게 욕을 마구 씨부리고 나서 사과하는 부분이라던지...
흥행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초반에는 코메디같았지만 분명 중심있고 깔끔한 영화였다. 장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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