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원 이상의 한국영화 최고의 제작비와 누구나 혹 할 만한 스타군단의 캐스팅, 그리고 흥행감독. 거기에 엄청난 홍보까지... 시사회도 거의 하지 않고 개봉을 하는, <태풍>을 보고 왔다.
사실 나는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대를 하고 있는 영화가 정말 기대만큼이나 좋은 영화일지, 이 영화를 응원하며 걱정했다.
실제로 영화관람 후 극장을 나오면서 내 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남자 둘이서 하는 대화에서, "아~ 내가 기대를 너무했나? 생각보단 별론데?"라는 말을 듣고, 오히려 난 화가 났다. 괜히 옆에 있던 친구에게 막 열을 올리며 그들을 비판했다. 영화도 모르는 것들이... 하며ㅋ
물론 나도 영화를 잘 모른다. 누가 내게 어떤 영화든, "이 영화 어때?" 라고 물어보면 왠만한 영화 모두 "응, 볼만해." 또는 "괜찮던데~"라고 밖에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자신의 주관대로 영화를 보기 때문에 내가 재밌는 영화가 누구에게나 재미있을 수 없고, 내가 슬픈 영화가 누구에게나 슬플 순 없다. 자신의 마음이 열려있는 만큼 재미가 있고, 자신이 아프고 슬펐던 만큼 아프고 슬플 수 있기 때문이다.
아,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다.
이 영화의 후기로 생각했던 단 한마디의 말이 있다. 내가 같이 시사회를 보러 간 친구에게 한 말인데,
"재미있든, 없든 누구에게나 돈이 아깝지 않을.. 꼭 봐야할 영화다."
눈 깜빡이는 것도 아쉬워하며 집중하며 본 영화다. 이 영화를 두고 삼십분도 떠들 수 있지만,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남기고 싶지 않다.
물론, 이 영화에도 아쉬움은 있다. 아니, 혹은 많다.
지금도 어디가 아쉽고, 어디가 어땠으면 더 좋겠고, 이건 좀 아니고, 여기선 더 이해가 필요하고, 어떤 것을 더 살려줬으면 좋겠고. 등등 의 아쉬움이 있지만..
하지만 그 아쉬움은 영화를 보고나서 아쉬움이 있는 사람들끼리 나눴으면 좋겠다.
일단은 보는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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