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반복감상의 매체가 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형사-duelist
좋은 음악은 반복해서 감상하게 되고 가사가 있으면 따라 부르기도 한다.
시디로 들어도 좋지만 라이브가서 듣고 따라 부르고 동참하면 더더욱 좋다.
오페라나 뮤지컬도 한번 보고 내용 알고 끝!! 감상끝!!! 하는 장르가 아니다.
알고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체다.
오페라의 유령, 헤드윅등 배우가 바뀔 때마다 보러가는 인간들이 존재하지 않는가.
내가 그랬다.
심지어 같은 배우도 볼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곤 했다.
내겐 형사-듀얼리스트가 그런 영화다.
배우나 연출이 바뀌지는 않지만 반복감상의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한번 보고 머리로 이성으로 이해되는 일반적인 단순한 영화가 아니었다.
좋은 그림, 좋은 음악을 몇번이고 다시 보고 또 보듯이 볼때마다 새로운 영화였다.
게다가 철저한 극장용 영화로 음향시설 화면 모두 좋은 영화관에서 봐야 빛이 나는 그런 종류의 영화이기도 했다.
라파엘로의 플라톤 학당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교과서에서 보는 거랑 실제 가서 보는 거랑 전혀 다른 거랑 같은 경우다.
이 영화 싫다는 사람 이해할 수 있다.
그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 무대공연도 실제가서 보고 어렵고 재미없었다 돈아깝다는 사람들 존재했었다. (코골고 자는 아저씨 봤었다. . ㅠ.ㅠ.)
그래도 해외에서 온 유명작품이란 타이틀이 있어 재미없게 본 사람도 크게 티를 못내었던 걸로 알고 있다.
아니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봤다고 자기최면을 걸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명세의 형사-duelist는 너무나 아까운 영화다.
극장에서 3주만에 밀려나기에는.
그것도 말도 안되는 악평속에서.
누구나 좋아할 영화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그렇게 푸대접 받을 영화는 아니었다.
뭔가 부족함을 머리로는 알지만 그 부족함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 무엇인가가 이 영화에는 있었다.
감독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이룰수 없는 사랑의 꿈결같은 느낌. 일장춘몽.
관객들은 뭔가 그럴듯한 메시지나 이야기나 그런것을 이 영화에서 기대했던 것일까?
가능하다면 음향시설 좋고 관객매너 좋은 극장에서 재개봉되길 바란다.
조그만 TV로 보기엔 너무나 아쉬운 영화기 때문이다.
이번 청룡 영화제에서 보고 아쉬운 마음이 더욱 커졌다.
덧붙임 :내가 이 영화에 점수를 더 주는 이유는 게다가 "착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요사이 우리나라 영화들은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엽기적이고 잔혹한 영상과 설정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려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이명세 감독이 "폭력에는 미학이 없다"란 말을 했다던데 개인적으로 그말에 동감한다. 물론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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