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사실 중국영화라고 하면 다소 엉성한 부분이 있을 것이란 편견이 있었는데
이 영화 제법 잘 짜여졌다.
영화라는 매개로 이어지는 화면과 스토리의 흡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영화는 주인공의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 하나둘씩 파고든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생수배달원인 마오는 그저 즐겁기만 하다.
왜냐면 그에게 영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영화를 보러가는 길. 그런데 난데없이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서 날아온 벽돌에 맞으면서
영화같은 과거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엄마에 이어 여배우를 꿈꾸는 링링과 장난기 가득한 짖궂은 표정의 샤오핑.
(샤오핑의 표정이 어찌나 익살맞은지 아직도 그 표정이 아직도 뇌리에 멤돈다..)
영화는 두 인물의 나래이션과 그들을 중심 시점으로 하나둘씩 궁금증을 풀어내게 된다.
어린시절 야외극장 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친구가 된 이들.
무서운 아버지를 피해 링링의 집에 머물게 된 샤오핑.
그들이 따라하고 되고 싶었던 영화들의 장면 장면들.
그들의 어린시절은 한편의 영화처럼 정겹고 스릴있고 드라마틱하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 그들은 왜?
골목에서 벽돌을 사이에 두고 둘러싸여 있었던 것일까. 서로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스토리는 이렇게 다시 시작된다.
영화를 보면 볼 수록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궁금증은 미치도록 나를 닥달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궁금증을 풀고 나서는
긴 한 숨을 내쉬게 되는 것 같다. 응어리를 푼 것 같은.
묘한 긴장감과 끌림 그리고 흥분 속에 도치되는 이 영화
마지막 멘트는 역시 가슴 속을 살짝 흔들어 놓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것은 함께 숨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게
이렇게 중대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괜시리 설레어지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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