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있는 영화를 리바이블하는 작업이란 결코 쉬운것이 아니다. 원작과 똑같이 만들면 독창성이 없다고 뭐라고 하고, 원작과 비틀어 만들면 원작의 느낌이 안난다고 뭐라고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바로 그런 각색작업을 뛰어난 시나리오와 연출력으로 가득 채웠다.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는 팀 버튼 필모그라피사상 최고의 영화이다(개인적으로 에드우드가 맘에 들긴하지만 오락성이 별로다) 팀 버튼영화중 이렇게 흥미진진하며, 스릴있고 아름다우며 또 가장 '판타지스러운'작품은 없었던것이다. 빅 피쉬를 찍기 몇주전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빅 피쉬란 작품에 더욱 애착을 가졌다고 했는데, 이번 영화도 키워드는 '가족'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팀 버튼이 스필버그식 피터팬 증후군의 영화를 계속 만들지 않을까 염려했으나, 그런 걱정은 영화의 완벽한 비쥬얼로인해 묵시되었다. 거기다 윌리 왕카를 연기한 죠니 뎁의 연기는 정말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아마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것은 자명하고, 잘하면 아카데미에도 노메이트 될수 있을만한 연기이다!
이 영화의 음악, 촬영, 미술부분은 가히 팀 버튼의 판타지 영역을 확장시켜주었다. 단지 '실사'같은 윌리 웡카의 초콜릿공장 외부부터 출발해(미니어처이다) 내부의 초콜렛강부터 모든 부분에 이르기까지 프러덕션 디자인은 거의 예술(장예모의 미장센을 뺨칠정도)이고, 어디선가 불현듯 나타나는 카메라, 웅장함을 잘 들어내는 속도감있는 촬영에 헨드헬드를 절제하며 스펙타클한 화면을 연출한 촬영. 거기다 팀버튼 사단의 주축인 대니 엘프먼의 그야말로 '판타지'스러운 음악까지.(특히 움파족이 뮤지컬을 할때 그 장면은..)
이 영화에서 팀버튼은 배트맨다음으로 가장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배트맨에서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니라 '조우커'였다. 이것은 캐릭터간의 충돌을 일으켜 캐릭터영화의 시초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영화에서 너무도 구분되는 캐릭터는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스타워즈의 C3PO와 R2D2가 매일 싸우지만 결국 친구인것 처럼 캐릭터간의 충돌은 영화적 재미를 한층 부가한다. 그야말로 '돼지'인 아우구스투스(공룡이름인줄 알았다), 뭐든지 원하는건 해야 직성이 풀리는 '버루카', 승부욕이 강한 껌씹기대회 챔피언 '바이올렛', 자신을 잘난척하면서 천재성을 과시하고 싶은 '마이크'. 그리고 언제나 착한 주인공 '찰리' 영화의 결말은 뻔하지만, 이 영화는 초콜렛공장이란 영화 배경을 십분 활용해 캐릭터의 연쇄충돌을 일으키며 영화의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그에 걸맞는 윌리 웡카란 캐릭터역시!
초콜릿강과 폭포, 젤리로 만든 배, 초코산, 호두껍질을 까는 다람쥐등. 이 영화에는 책을 읽은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스크린으로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물론 1억 5천만원이란 어마어마한 제작비(이는 우주전쟁, 스타워즈3편보다 많은 제작비가 들은것이다)를 정말 아끼지 않은 팀 버튼감독의 '괴짜'스러운 연출력에 기립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씩 탈락할때마다 팀 버튼감독은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마음 깊은 곳까지 끌고 나온다. 그것이 물론 뻔하고 작위적이긴 할지라도 영화의 압도적 비쥬얼과 움파족의 멋진 퍼포먼스에 의해 잊혀진다. 작위적인 결말과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는 팀버튼 필모그라피중 어느 영화보다도 뛰어난 영화인건 사실일것이다.
유의 사항 - 유치한 것이면 머리가 삐쭉서는 사람들
비슷한 영화 - 빅 피쉬
20자평 - 반지의제왕과는 또다른 판타지 영화의 바이블이 될것이다
이 장면만은 - 마이크가 탈락될때의 움파룸파의 댄스!, 영화의 마지막 나레이션하는 사람은 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