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때 떠나라!] 영화는 호텔에서 칼에 찔려 살해된
미모의 카피라이터의 수사과정이 TV로 전국적으로 생중계
된다는 설정으로 용의자선상에 오른 범인 검거하는 과정
을 그린 수사극이다. <기막힌 사내들>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등의 작품으로 장진감독 특유의 영역인
말장난 속에 담겨진 철학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는
그의 영화는 '박수칠때 떠나라' 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
듯 했다. 물론 장진감독이 예전에 연극계에서도 상당한
관록을 쌓았다는 점이 영화에서의 그만의 독특한 감각을
살려주는 듯했다. 영화 <혈의 누>를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하며 <박수칠때 떠나라> 에서도 그 이미지를 바꿔가는
배우 차승원(최연기 검사)을 비롯한 <기막힌 사내들>을
통해 데뷔해 <지구를 지켜라><우리 형><웰컴 투 동막골>
등의 영화를 통해 한층 더 연기에 완숙도에 물이 오른
신하균(용의자), 그리고 신구,이한위,김지수,정재영,장영남,
박정아,류승룡등 관록있는 연기파배우와 신진배우들의
대거 출연은 영화의 분위기와 완성도를 높이는 대들보
역활을 해준다. 영화의 분위기를 보면서 나는 영화가
아닌 한 편의 '쇼' 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영화라는
영상물이 아닌 실제로 그들이 우리들 앞에서 실시간
에서 연기하는 듯한 그런 느낌...생동감있는 느낌이
배경음악과 만들어 색다른 감각을 자아내게 만든다.
영화에서 볼수 있는 최연기의 캐릭터는 투박하면서도
정감있는 캐릭터로 보인다. 검사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뭔가 어설픈 그런
느낌이 영화상영내내 의문을 자아내게 된다. 그게 뭐였을
까...하고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검사도 어차피 옷벗고 보면
똑같은 인간이라는 그런 인간적인 이미지가 보여진것
같다. 영화의 키워드는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을 누가
살해했냐' 가 아니라 '정유정 그녀는 왜 죽었을까?' 이다.
얼핏 보면 같은 의미로 들릴수는 있지만 '시점' 과 '목적'
'수동적인 것과 능동적인 것' 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면
알기 쉬울 듯하다. 최연기검사를 비롯한 검사들은 정유정
의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과 증거를 찾아 움직이는데
정신이 없다. 그런데 휘발유통을 들고 현장검거된 김영훈(신하균)
과의 최연기검사의 초반의 말장난(!?) 속에 서린 칼날이 오고
가는 가운데 느껴지는 재치있는 표현속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복선이 깔려 있다고 느낀것은 나뿐이었을까...
김영훈이 거짓말 탐지기 검사중에 심문중 대사중에
"그래...내가 봤어. 당신이 죽였어."
라는 말이 나온다. 잘 생각해 보면 영화의 결말속에서 차승원이
보는 그 장면(!?)과 연계성...그리고 윤반장(신구)와 차승원이
'살해' 에 관한 말장난과도 의미가 일맥상통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내 주관적인 견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살해'
에 대한 말장난같은 그런 대사들 속에는 뼈가 담겨 있다.
용의자선상에 오른 이들의 심문과 취조 가운데 영화는 계속
해서 뫼비우스의 띠속을 달려가듯 수사는 정체기에 빠진다.
그러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새로운 사실들 속에서 매듭을 푸는 듯
하나 마치 그 매듭을 푸는 것이 함정이었다고 말하듯 장진감독은
이중트랩으로 반전적인 결말을 이끌어 낸다.
'사랑' 과 '죽음' 그리고 '살해' 와 '죽음' 에 대한 키워드를
이리 섞고 반죽해서 하나의 '쇼' 를 보여준 이 영화의 재미와
독특함과 이색적인 수사과정을 보여주는 전체적인 구도는
영화를 보며 박수치며 나갈수 있는 그런 이미지를 준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재미와 배우들의 열연등
풍성한 볼거리가 남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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