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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우주전쟁
noside78 2005-07-10 오전 10:22:29 714   [1]

인류에게 대재앙은 언제 들이닥칠 것인가? 그 질문 이전에 '지구에 '또다시' 대재앙이 일어날 것인가?' 를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이다. 인류 이전에 지구가 존재했고 지구에는 몇차례 큰 재앙이 있었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물론 인류의 관점에서의 재앙일 뿐 자연스런 지구의 변화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인간들이 지배한 지구에 그것이 재앙이든 변화든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거란 보장은 없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그것이 언제이냐의 문제일 뿐이다.

 

나는 그 재앙의 시점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우월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인류 이전의 지구에 대한 경외심은 이미 사라져가고 있다. 우주에 대한 그것이 아직은 크다고 하나, 우주에 대한 탐험의지 속에 우주에 대한 겸손함은 작아져만 가고 있다. 우월감과 겸손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만 자만이라는 것이 더 빠르게 자라는게 인간의 속성이다. 방심은 그에 따르는 부가물이라고나 할까. 그런 인간에게 언젠가는 대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인간이기에 곳곳에서 그에 대한 경고의 메세지를 남기곤 한다. 특히나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말이다. 100년 전에 쓰여진 영화 우주전쟁의 원작인 동명소설 또한 인간에 대해 일종의 경고의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화 우주전쟁은 다른 동종의 영화와 달리 외계생물체에 대한 '지구수비대'의 대응과 같은 만화적인 발상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관객들은 자신이 그런 상황에서 지구방위대가 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사실이 더욱더 관객을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며, 점점 주인공인 톰크루즈와 동일시되어 외계생물체에 대항하려는 아들의 행동이 부질없는 짓임을 자연스레 느끼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인간은 이런 대재앙에서 살아남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에겐 살아남은 후에 할 '재건'이라는 더욱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에 아쉬워하지는 말자.

 

전개방식은 다르지만 우주전쟁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팀버튼 감독의 '화성침공'이었다. 그 영화에서 우월감에 가득찬 몇몇의 인간들이 얼마나 우스운 꼴을 당하는지 보라. 우주전쟁도 화성침공도 외계생물체를 물리친 수단은 지구수비대도 한두명의 초인적인 영웅도 아니었다. 화성침공에서는 황당하게도 컨트리 음악이, 우주전쟁에서는 영화만 봐서는 확실히 알수는 없지만 자연환경,미생물 정도가 될 것이다. (인디펜더스 데이와 같은 영화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화성침공에서의 컨트리 음악은 결국 인간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류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에 대한 메세지를 남긴다. 그렇다면 우주전쟁이 전하는 메세지에는 인류가 없을까? 아니다, 인류는 인류가 살아가는 자연 환경을 보존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 인류가 할 일은 보존이며, 영화에서의 살아남는 것 또한 스스로의 보존이다. 그것이 영화 우주전쟁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스필버그의 연출력에 대해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봄직한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공상과학영화라는 장르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흡입력이 큰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스타워즈를 보면서 그저 멍해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 톰 크루즈는 훌륭한 연기를 펼쳤지만, 그의 가장 큰 역할은 외계생물체와 싸워 이기는 영웅이 아니었음에 있는 것 같다. 다코다 패닝의 연기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비명소리에 너무 질려서 그런가... 하지만 보통의 어린 소녀가 소화해 낼 연기 이상임은 분명한 것 같다. 톰 루즈의 아내로 나왔던(반지의 제왕에서 로한의 공주였던) 배우의 비중이 너무 작은 것이 조금은 아쉽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우주전쟁이 반지의 제왕처럼 시리즈로 나왔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적어도 2편 정도로 제작되었다면 더 좋았을껄.. 이런 아쉬움이 남는 건 그만큼 영화가 재미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또다른 영화를 기다리는 수 밖에.. 블록버스터라는 거대한 외계생물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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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2005, War of the Worlds)
제작사 : DreamWorks SKG,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수입사 : UIP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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