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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패러디판 <인디펜던스 데이> 화성침공
aliens2020 2005-05-20 오전 12:49:49 1840   [7]
 

 

 

 <화성침공>을 본 사람들은 다들 아시다시피 <인디펜던스 데이>를 본 듯 했다고 말한다. <인디펜던스 데이>가 뭐냐고? <인디펜던스 데이>는 미국 영웅주의 영화를 잘 만드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최고로 성공한 작품이며, 미국 독립 기념일(인디펜던스 데이)를 기초로 하여 7월 4일, 우주인에게 습격당한 지구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자유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그렇다. <화성침공>도 우주인에게 습격당한 지구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자유를 쟁취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단순한 <인디펜던스 데이>의 패러디란 말인가? 물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배트맨>,<가위손>,<에드 우드> 등의 걸작을 만든 ‘팀 버튼’이다. ‘팀 버튼’이 패러디물을 만들 만한 삼류감독은 아니듯이. 이 영화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보여준 ‘미국 제일주의’를 실랄하게 풍자한 ‘팀 버튼’의 대표작이라 손꼽힐 자격이 있는 영화이다.

어느 평화로운 지구(미국)에 화성인들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이 다가오면서 지구인들은 극도로 흥분한다. 세계 곳곳에서는 흥분을 하고, 여러 종교단체가 나타나며, 외계인들을 이용한 사업을 추진하고, 멀리 사는 가족들이 무사한지 전화도 해보고, 외계인을 안답시고 연구하려는 박사, 외계인들과 명예로운 전투를 하겠다고 말하는 군인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짧은 시일 내에 화성인들이 지구에 도착한다. 처음에는 잘 돌아가던 외교 관계는 한 청년이 날린 비둘기를 시작으로 엉망이 되면서 화성인들과 지구인들의 전투가 시작된다.

참 재밌는 내용이다. 화성인들과 싸우는 외계인(외계인의 생김새는 거의 코미디다), 외계인들에게 자꾸 지는 인간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선 <인디펜던스 데이>를 꼬집어 보자. <인디펜던스 데이>는 철저히 ‘미국 제일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월드영화(내가 직접지은 명칭./전 세계를 통틀어 재난 또는 위기에 모면하는)다. 우주인들을 공격할 방법을 알아내는 것도 미국이고, 전투기를 모는 것도 미국 대통령, 우주인들과 처음으로 조우를 시도하는 것도 미국, 미국, 미국, 다른 동양권 나라나 약소국들은 잠시 나올 뿐이다. (더 짜증나는 것은 한국이 아예 언급도 되지 않는다는 것) 이런 부분들을 <화성침공>은 하나하나 꼬집고 있다. 제일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잭 니콜슨). 미국 대통령은 여기에서는 별로 힘이 없어 보인다. 단지 군대 파견과 핵무기 발사를 어렵게 허용하는 정도. 또 하나 미국 대통령은 영화를 보는 처음부터 최후(죽는 장면)까지 화성인들과의 평화로운 교류를 바라고 인자한 사람같이 보인다. 하지만 어떻게 변하냐고? 화성인들이 미국 대통령이 은신한 기지에 침입하면서 미국 대통령은 그의 부하들이 죽는 와중에도 의자 뒤에 숨어 총을 피하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나서 화성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자느니, 화해하느니 하는 명대사를 감동적으로(연기를 했다) 연설하다 결국 배에 깃발(성조기를 상징한 듯 하다)을 꽂은 채 죽는다. 게다가 화성인들에게 자신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낼 때도 비웃음을 당한다. 영부인은 대통령보다도 더 악랄하다. 처음 화성인들을 보고는(전쟁을 하기 전) 징그럽다며 백악관에 들여보내지 말라하고, 백악관을 자신의 집인 양 갖가지 고급 물품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정치나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도 무관심하다. (이 짧은 하위플롯을 잘 담은 것도 영화의 장점이라 본다). 그녀는 화성인들이 백악관에 침입할 때 천장의 샹들리에만을 걱정하다 결국 자신이 아끼던 고급 샹들리에(사치)에 깔려 죽는다.

이 모든 사항들은 미국의 물질주의적 사회와 거짓으로 가득한 이면들을 잘 풍자하는 예들이다. 흔히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주역으로 등장하다 탐욕으로 죽는 인간들은 모두 백인들(앵글로 색슨 미국인들)이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비롯하여 미국 군인으로써 자랑스럽다고 생각한 군인(잭 블랙)이 막상 자신이 화성인의 표적이 되자 백기를 들고 꼬랑지를 들고, 화성인들을 만나면 혼내주겠다 자만한 건달(대니 드 비토)도 변호사를 선임해주겠다, 지구를 정복하게 도와준다 하며 조국을 팔아먹는다. 그런 비양심적인 앵글로 색슨 미국이들이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억지로 영웅이 된데 비하여 <화성침공>에서의 영웅들은 앵글로 색슨족과는 다른 유색인, 외국인들이다. 화성인들의 큰 약점을 알아낸 것도 인디언 소년과 연약한 그의 할머니이다. 그리고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화성인들과 맨주먹으로 싸우는 이 또한 흑인 웨이터이고, 죽은 외계인들의 총을 빼앗아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지키고, 집에서는 어머니를 지키는 것도 그의 아들들이다. 라스베가스 바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탈출한 곳도 자연이 숨쉬는 아프리카 지방이고, 또 영웅이 된 할머니는 수상식에서 부르는 나팔소리를 지겨워한다. 그만큼 미국에 희망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미국이 말하는 영광과 명예는 다 거짓이고 무고한 희생인 것이다.

화성인들의 태도도 만만치 않다. 처음엔 협상을 한답시고 거짓을 늘어놓으며 지구인들을 괴롭히고, 지구 곳곳의 문화유산을 갖고 노는 등 다양하다. 어쩌면 화성인들은 미국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국에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사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화성인들이 미국만 풍자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의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지구를 죽이는 사람들에게 벌이 내릴 것이라고 예언한 전직(?)알코올 중독자 ‘바바라’의 예언대로 너나 할 것 없는 다 인종의 탐욕스런 인간들(바람난 앵커, 돈 벌 궁리에만 빠진 호텔 경영인, 국회의원들, 전쟁에 미친 장군 등)이 벌을 받는다. 평화를 상징한 흰 비둘기가 화성인들의 총에 맞아 통닭구이가 됐던 것처럼.

이처럼 영화가 말하듯 최근에 벌어진 이라크 전을 포함하여 미국은 최고라 불릴 만큼 정직한 국가가 못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세계 각국에 거짓을 진실로 왜곡하고, 유색인들과 라틴 아메리카를 침범하며 부를 누리는 인간들이다. <화성침공>은 그 때문인지 완성도도 높지만 정치인들의 가벼운 압박을 받으며 조용히 극장가를 떠나야만 했다. 그래도 ‘팀 버튼’ 감독은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 그의 수작이 더 늘어난 셈이니까. 또 이 영화를 통해 <인디펜던스 데이>라는 영화도 풍자를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인디펜던스 데이>의 비판을 받고도 또 미국이 주인공인 월드 영화(내가 만든 명칭 :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질 때에 미국이 주인공인)를 만들었다. 뭐 에머리히의 작품세계가 그러하니, 뭐하 하지는 않겠다. <인디펜던스 데이>가 미국영웅주의만 없었다면 신나는 블록버스터 영화인 것 같이 이 작품도 조금은 억지 코미디와 비주얼의 과장을 늦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팀 버튼’의 블랙 코미디 작품 <화성 침공>.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꼭 보시기 바란다. 재미도 있고, 뜻도 깊게 와 닿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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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침공(1996, Mars Attacks!)
제작사 : Warner Br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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