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는 영화가 있다. '아무도 모른다'가 바로 그런 영화 중 하나!
짧았던 머리가 더벅해 질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아버지가 서로 다른 이복남매이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돌봄에 익숙한 아이들.. 하수도 뚜껑속에서 피어난 꽃을 보며 기뻐하고, 그 꽃의 씨앗을 받아내어 심고 가꿔내는 자생력을 가진 아이들..
영화 속, 네 아이들은 그랬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비행기를 보고 싶었고, 아폴로 초콜릿을 먹고 싶었고, 친구를 갖고 싶었고, 피아노를 갖고 싶었고,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학교에 가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서, 공공의 적에서도 그렇고, 하다못해 아이들이 보는 만화영화 '출동! 소방관 샘'에서조차 허물있는 아들을 감싸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어늘 어이없는 엄마의 행동에 가슴이 무너졌고,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을 흘리며 영화 괜히봤다고 한탄했고, 다른 것을 부러워하기 시작하면 불행해지기 마련이라고 시인했고, 싱그런 봄마실에, 핑크빛 벚꽂과 더불어 흐르는 우쿨렐레 (Ukulele : 하와이 전통 현악기) 의 밝고 통통튀는 선율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기도 했다.
2002년 가을부터 2003년 여름까지, 아이들의 성장과 영화 속 시간의 흐름을 맞춰 촬영되었다는 영화, 아무도 모른다..
액션, 호러 등.. 뭔가 스팩터클하고 판타스틱하고 기기묘묘한..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들보다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하다.
참고로, 영화 끝부분에 흐르는 'Jewel'이라는 엔딩곡은 편의점 종업원으로 출연했던 가수 '다테 다카코'가 불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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