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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클린트 이스트우드~ 밀리언 달러 베이비
helloangels 2005-02-17 오후 3:37:11 2388   [3]

 

개인적으로 왕 좋아하는 더티 해리 시리즈에 나온 무자비하고 냉정한 해리 형사도 멋졌지만....(이때는 젊었다)
어느덧 백발이 되어 버린 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대통령의 경호 차량을 힘겹게 따라 뛰는 경호원 역으로 나온 영화 -사선에서-로 눈길을 확 사로 잡더니......(그전에 나온 퍼펙트 월드의 FBI 수사관도 좀 괜찮았던것 같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메릴 스트립 뿐만 아니라
비디오를 보던 울 엄마와 이 딸내미의 가슴마저 사정없이 흔들어 놓은 아자씨가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 영화 마지막에 둘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비가 막 오는데.....메릴 스트립이 탄 차를 뒤따라 가다가 교차로에서 깜빡이를 몇 번 깜빡거리는데....백 미러인가 암튼 차 거울에 한쪽 클린트 아저씨의 눈이 살짝 비치는데 그 눈이 어쩜 그리 슬퍼보이는지.... 베게를 껴안고 울었었다. )

 

그때 이후로 두 눈꺼플에 클린트 이스트우드 전용 콩깍지가 꼈는지....
암튼 이 배우만 나오면 괜시리 좋고.... 대사 한마디를 해도 감동이 팍팍 오고....
감독한 영화들은 찾아보게 되고...보고나면 괜시리 별 하나라도 더 주고 싶고..... 

 

이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나왔다기에... 
더군다나 오스카상 노미네이트? 보나마나 엄청 감동적일것 아냐? 하며 부푼 기대를 하고 갔다.
          

헌데 그동안 내가 너무 뻔한 록키 시리즈에 길들여진 것일까?
여성 복서가 나온다고 해서 관객들이 권투 영화에 기대하는 것은 별다를게 없을 것이다.

가난하고 고독한 삶, 빠바밤~빠바밤~ 하고 흘러 나오는 음악에 맞춰 땀흘리며 연습! 드디어 막강한 상대와 주인공과의 피터지는 혈투!  마지막은 두팔을 벌리며 승리의 환호!!(이건 공식이 아니던가??)

 

헌데  이 영화 정말 생.뚱.맞.다.
(함께 간 친구가 권투 선수랑 트레이너랑 서로 좋아하는 이야기라던데? 하고 이상한 생각을 불어넣는 바람에....
 도대체 키스씬은 언제 나오나~ 결혼식은 올리는 거야? 하는 해괴한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뭐...)

영화속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선수들의 상처를 닦아주던 지혈사 출신의  트레이너(프랭크)로 나온다.
 
그는 (영화속에선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딸에게 의절당하고 매주 교회에 나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며 게일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트레이너이다.

명 트레이너긴 하지만 자신의 선수가 질까봐 (한번 지고 나면 두번다시 재기하지 못하게 될까봐) 큰 대회에 내보내지 못해 번번히 선수들을 뺏기는... 그런 역할이다. 

어느날 시골 출신의 기초도 되어있지 않고 나이도 많은데다 여자이기까지 한 웨이트리스 매기가 찾아와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조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 힐러리 스웽크가 기프트에서 나온 매일 점보러 다니는 날나리 주부의 역할을 맡았었다니..... 
  이 영화에서의 연기를 보면 도저히 동일 인물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정말 어느 분 말처럼 망가질 때 더 아름다운 배우인듯....) 

 

영화는 중반까지 우리가 기억하는 스포츠 영화의 장면들을 충실히 따라가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레일을 확 벗어나 버린다. 권투의 스텝을 밟아가며 호흡을 배워가며 상대를 때려 눕히는
매기의 모습은 록키의 모습과 겹쳐 보이며 속시원한 카타르시스 마저 느끼게 했다.

공식처럼 그대로 매기가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승리의 포즈를 지으며 영화를 마무리 해도 괜찮았을 텐데
이 영화의 장르는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였다.

인생이 항상 해피엔딩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영화는 말 그대로 승리와 좌절과 고뇌와 결단의 순간까지
그 모든것을 담아내려 노력한다.

장면의 전환 전환은 담담하다 못해 간결하기까지 해서 심지어 너무 건조한 느낌마저 준다.
심지어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라스트 씬에서조차 배우들의 눈물이나 흐느낌을 클로즈업 하지 않고 멀리 사라지는 뒷모습만을 어둠속에서 잡은것이 전부이다.

이 때문일까?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는 좀 밍숭밍숭 했는데.....
집에 오면서도 밤에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 장면이 참 오래 생각이 났다. 이것이 감동이라면 감동인 것일까???






영화 속에서 상당히 성격 안좋아 보이던 목사님은 마지막 부분에서 프랭크에게 충고한다.

하지 마세요. 프랭크. 당신은 예전의 일 때문에 ( 이 예전의 일이 늙은 복서의 시합을 말리지 못한 일 때문인지 아니면 딸과 의절하게 된 무언가의 사건인지는 잘 모르겠음. ) 23년 동안이나 괴로워 했어요.
만약 그 일을 한다면..... 당신은 두 번 다시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겁니다.

평생 자책하며 괴로워하며 살 게 될거라는 걸 알면서도 프랭크가 그 길을 나섰을 때....
그것이 매기에게 축복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우리들을 위로 할 뿐이다.


눈물이 철철나는 대단한 감동이나 짜릿한 역전의 드라마는 없지만.....
확실히 이 영화 속에는 인생이 있는 것 같다. 

 

세속적인 영화평을 하자면 모건 프리먼의 연기는 좀 식상한듯 했지만 목소리 만큼은 여전히 멋졌고...

힐러리 스웽크는 정말 잊미못할 연기를 선보였고 (원래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를 전혀 볼 생각이 아니었는데-갠적으로 비극이 싫어서-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녀 때문에 찾아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결과적으로 비극인 이야기를 마치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 하듯 잔잔히 풀어낸 감독으로서의 재능보다는....주연 배우로서 그가  펼친 연기에 더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p.s  매기의 가족으로 나온 배우들은 정말...... 새로운 발견이었다. 
       아, 외국 애들도 연기 못하면 정말 어색하구나...... 하고 말이다.

 

 

 

  


(총 0명 참여)
ejin4rang
긴장감 백배   
2008-10-10 09:41
callyoungsin
클린트 이스트 우드가 감독이자 배우로 출현했던   
2008-05-16 11:15
kyikyiyi
정말 그냥 복싱 영화로만 생각하고 봤다... 마지막에 승리의 환호의 순간... 엄청난 반전이...   
2008-05-09 15:52
ldk209
클린트 이스트우드.. 참 멋져...   
2007-01-12 15:50
1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Million Dollar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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