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피와뼈는 재일 한국인감독인 최양일 감독이 2004년에 일본에서 만들었던 작품으로 일본의 영화상들을 휩쓸며 인정을 받았던 작품으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소개가 되었던 작품이다.
예전 한 잡지사에서 최양일 감독과의 대담을 위해 박찬욱 감독에게 의뢰를 했고 박찬욱 감독은 피와뼈를 본 뒤 지독한 영화라고 표현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는 제주도에서 살다 일본으로 건너가서 꿋꿋하게 굽히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인생을 살아갔던
김준평이라는 남자에 대한 "묘사"를 한 영화 입니다.
김준평은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들보다 더 욕심이 많았으며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 낸 사람입니다.
부인과의 결혼도 거의 강제 였으며 결혼 후에도 아내나 자식에게 신경을 쓰기 보다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갔으며 자신에게 위협을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힘으로 제압을 해버리는 불같은 남자 였습니다.
영화를 만든 최양일 감독은 시작부터 끝이 날 때 까지 카메라의 이동을 최대한 배제했으며 주관적 샷을 사용하지 않은채 김준평이라는 남자에 대해 묘사를 할 뿐이었습니다.
또한 공간에 대한 활용이 아주 뛰어난 영화이기도 합니다.
1920년대부터의 시대를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에 더 큰 오픈셋트를 만든다는게 부담이 될수도 있었겠지만 작은 공간속에서도 다른 느낌을 잘 표현해내는 부분은 분명 이 영화의 백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비맞으며 아들과 싸우는 장면과 김준평이 첩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거리의 풍경이 후반부에 다시 한번 반복이 될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공간의 대한 활용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아내나 자식들을 개패듯 패버리고 돈에 눈이 멀었으며 아내를 놔두고 따른 여자와 살림도 차리고 자신의 어묵공장의 근로자들의 반항에는 힘으로 다스리는 누군가와 타협이라는 걸 모른체 살아가는 김준평이라는 남자는 분명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준평이라는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니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모두가 다를 것 입니다.
제가 봤던 김준평은 말 그대로 쓰레기 같은 놈이었지만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남들에게 굽히기 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는 나의 이익을 생각했던 김준평이라는 남자를 이해 할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자식들에게 인정을 받지도 못했고 어느새 늙은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절대 굽히지 않았던 남자 김준평은 딱 한번 아들이 일하는 가게에서 약간의 감정을 드러내지만 김준평의 아들은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멋대로 살아왔으니 괜히 굽히지 말고 끝까지 멋대로 살라고 !
그렇게 영화는 김준평이 제주도에서 건너와 낯선 일본땅에서 끝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
김준평을 연기한 비트 다케시는 특유의 무표정한 연기속에서 내지르는 연기를 잘 소화해냈으며 연출을 한 최양일 감독 역시 영화를 아주 뛰어난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유독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김준편의 딸이 죽고 상가집에 여러 친지들인 모인 상황에서 김준평이 등장하고 어느새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공간 속에서 딸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이 곳 저 곳으로 옴겨다니던 가족들의 모습이 유독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굉장히 코믹한 장면이지만 절대 웃을수 없게 만들면서 자기가 할 말을 해버리는 최양일 감독의 연출력에 놀란 장면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내의 장례식이 있던 날 우연히 마주친 김준평은 뒷모습을 보인채 멀어져 가는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독하고 강한 남자였지만 뒷모습만큼은 슬퍼보였던 남자 김준평의 이야기를 담은 피와뼈는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지독한 영화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