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영화 진짜 실망이었다. 겨울에 공포영화라고는 기억나는 것은 <스크림>정도다. 물론 이 정도까지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작년 여름에 <알포인트>만 재미있게 봤고, 한국 공포 영화에서 많은 실망을 느꼈기에 2005년 새롭게 공포영화가 끊겠지.. 했다가 충격받았다. 시사회고, 진짜 오랜만에 사람도 굉장히 많이 왔었다. 드림시네마인데 500명 넘게 와서 빈 자리 거의 안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비명소리를 듣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우리나라영화에선 깜짝깜짝 놀라는 걸로 너무 놀라게만 한다가 전형적인데 이 영화는 그런 것도 없었다. 특수효과가 멋있고, 실감나는 장면들도 많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그게 공감까지 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을 힘들게 했다. 교과서를 읽는 대사나 다소 설명만 하는 대사들이 주를 이루었다. 마치 해설자가 나와서 관객들한테 이야기를 설명하는 듯 하기도 하고.. 영화의 시작이 대강의 설명없이 그냥 바로 열차에서 일이 벌어지는 거라 끝나고나서도 "이게 무슨 내용이야?",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거지?"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영화가 이해를 못 시키면 그걸로 이미 관객들한테 어필이 안 된다...
개인적으로 한국판 <링>을 보면서 잤다;; 그 감독이 <레드아이>를 찍었고, 배우들도 솔직히 영화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들로 구성되었다. "트레인 호러무비"라고 새로운 장르고, 포스터는 그래도 조금 섬뜩하긴 했다. 죽음을 부르는 유령열차라는 소재도 좋긴 했다. 그러나 앞에 설명을 조금 더 부여해야 하지 않나 싶다. 열차에 탄 사람들은 서로간의 연관은 전혀 없이 짤막짤막하게 보여주면서 영화의 흐름을 계속 끊는다. 거기에 "소이" 라는 귀신이 보이는 아이들이 그 기차를 타질 않나(너무 작위적이다). 미선은 시체를 보고도 전혀 안 놀란다.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승객이 죽었는데도 전혀 슬픈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뭐 이것이 아버지가 기차에서 돌아가셔서 면역이 되었다고 치더라도 자기눈에만 전에 죽었던 사람들이 귀신을 봤는데도, 소리만 지르고 선배들한테 말해서 해결해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기차는 딱 그 사고 이후 16년만에 마지막 운행이라는 것도 작위적이고, 귀신들이 다른 사람 혼령속으로 들어가서 이 기차를 16년전과 같이 충돌시키겠다는.. 그래서 부모님과 같이 가겠다는 설정 또한 황당하기 그지없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웃겼다. 연기도 연기였지만, 어이없음에 웃은 장면이 많았다. 그런데 그 어이없음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나기도 했다. 귀신이 사람 몸에 들어갈 때 반항이 없는 것이나 "내가 잘할게" 로 귀신이 생각을 바꾸는 것이나 아.. 정말 이렇게 황당한 공포 영화는 처음이었다. 마지막에 무슨 반전이라도 있지 않을까 자리를 떠나진 않았지만 그것이 무색하게 뭔 내용인지 횡설수설하다 끝난 영화였다. 슬픔을 강조한 것인지, 반전이라도 있는데 못 알아챈 것인지,, 당최 공포영화에 아주 조금 우리나라 특수효과 맛만 보고 나온 기분이다. 나오고 나서도 기억에 담아둘 만한 장면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기대가 커서 그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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