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오늘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인해 내가 본 그때 그사람들은 일부 장면이 잘려나간
원본의 작품이 아니었다.
잘려나간 장면은 영화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수 있는 부분들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선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에 있었던 그 사건속에 있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이다.
감독은 그 사람들 모두에게 신경을 써주는 배려를 했고 캐릭터 자체만으로 놓고 봤을때 아주 뛰어난 영화였다.
대부분이 놓치고 갔을 디테일한 부분들에 대한 묘사 덕분에 캐릭터는 더욱 힘을 받을수 있었다.
또한 임상수 감독은 하나 하나의 샷에도 정성을 부여하여 영화를 완성 시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수 있었다.
특히나 인물 쓰리샷은 가장 발군의 장면이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감독의 시선이 나에게는 와닿지 못했다.
감독이 바라보는 시선은 누구에게 힘을 실어준다거나 어떤 관점에서 본다기 보다는 그때 그사람들 모두를 조롱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시해가 있던 그 순간을 제외한 모든 장면에서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정도를 넘어선 표현이 눈에 거슬렸다. 감독은 풍자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풍자이기 이전에 너무 오버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다.
초반부터 시해가 있던 순간까지의 풍자는 어느 정도 설득력 있고 치밀하다고 볼수 있었지만 시해가 끝난 후 부터의 묘사는 너무 급박했고 또한 풍자라기 보다는 조롱석인 표현이 너무 강했다.
어디선가 감독은 "진혹곡"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러기에 영화는 너무 극을 달렸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하지만 단점들을 나열하기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은 절대! 무시할수 없다.
공간에 대한 묘사 및 치밀한 디테일, 캐릭터의 구성, 맛갈내는 대사, 샷의 구성.
한석규, 백윤식등 배우들의 호연등
영화의 완성도는 지금껏 보았던 한국영화들 보다 한발 더 나아갔음이 틀림없다.
또한 김재규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이 좋았다.
대부분의 감독이라면 김재규의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 해서 영화를 만들었겠지만 임상수 감독은
그걸 피해 오히려 주과장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솔직하고 진실하게 주과장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