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씬의 음악과 영상이 너무 아름답다. (파란 화면에 가득찬 집들이 하얀 눈과 함께 색감이 너무 예뻤다.)정교하다기 보다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예쁜 화면들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 자체가 사실적이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그동안 3D 만화에서 보지 못했던 '퍼포먼스 캡쳐' 라는 기술이 최초로 시도된 영화이다. 그러므로 인물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실제 사람들인 것처럼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애니메이션을 보는거 같지 않은 부자연스러움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예를 들면 아이 손가락에 잡혀있는 미세한 주름들...놀라웠다. 즉 나쁜 의미의 부자연스러움이 아닌 좋은 의미의 부자연스러움이다. ^_^;; 요즘 할리우드 만화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거 같다. 몇일전에 본 <인크레더블>도 그러했고 <니모를 찾아서>,<몬스터 주식회사>등 만화가 만화자체로서 호소하는 내용이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그런 의미에서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만화이다. 단순히 볼거리와 유흥으로 끝나지 않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교훈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가 성인으로 변하면서 없어져버린 믿음을 되찾아주기 위해, 순수함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순수함을 되찾아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같다. 애니메이션인 만큼 영화에 나오는 대사의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많지 않은만큼 대사 하나하나가 특히 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중 ''눈에 보이는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것이 중요하다.'' 는 대사와 산타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산타의 대사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서 쓰지를 못하겠다. 또 이 대사외에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그 기차에 올라 타겠다고 결심하는 거지!'' 등 좀처럼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느껴지지 않는 명대사들이 많다. 또 백인이 아닌 흑인 여자아이의 역할이 큰것도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이 저예산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음악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알란 실버스트리 라는 영화 음악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작품 목록들을 보니 아주 유명한 영화음악들을 많이 작곡한 음악가였다. 정말 영화에 나온 음악중 어느 하나도 뺄게 없을 정도로 다 좋아서 ost를 구입하고픈 마음도 크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음악이 가사도 그렇고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할리우드 영화중 우리나라 영화에 비해 빛날 수 있고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많은 것에는 과히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선율을 만들어내는 영화 음악가들이 있기 때문인거 같다. 몹시 부러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나의 종교가 카톨릭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속에 잠깐 등장하는 산타가 꼭 고전영화 '벤허'에서 나온 예수의 이미지처럼 느껴졌다. 산타는 예수님처럼 많은 일을 하는, 또 우리 모두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그런 위대한 존재로 나온다. 아이들에게 한 마디씩 덕담을 해줄때는 더더욱이 그렇게 느껴졌다.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기차 안에서의 에피소드가 좀 더 길었으면 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폴라 익스프레스의 여행이 짧게 느껴졌다는 것은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지도 않을까 생각된다. 또 애니메이션인 관계로 일부러 길게 만들지 않았을꺼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짧아서 아쉬웠지만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준, 그리고 그동안 내 안에 잊혀져있던 믿음을 되살려준 그런 값진 여행이었다. 여러분도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고 크리스마스 이브의 여행을 다녀오라~! 실제로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고 있는듯한 그런 놀랍고 스릴있는 경험을 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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