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손예진이 나오는 화려한 캐스팅 만으로 벌써 점수 따고 들어갔던 영화가 바로 내 머리속의 지우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슬픈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의 첫 만남은 운명적인 동시에 낭만적이다. 결말의 슬픔을 예상할 수 없을만큼...물론 포스터를 보고 슬픈 영화라는것을 모두들 알고 극장에 들어가겠지만 말이다. 정우성의 대사''결혼한다고 해서 꼭 행복해진다는 법은 없다.''라는 대사처럼 이 대사는 그들의 사랑에 시련이 닥쳐올것이라는것을 암시해주는 복선이다. 솔직히 영화 자체는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어진거 같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식상한 소재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정우성, 손예진이 가지고 있는 화려한 그들의 외모와 연인으로써 잘 어울리는 그들의 이미지 덕분에 영화를 보면서 불편하거나 거북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손예진도 평소 쌓아온 이미지에 걸맞게 귀티나고 연약한 소녀 이미지에 잘 어울리고 정우성은 터프한 건축가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 특히 정우성은 누추하게 아무렇게나 옷을 걸치고 있어도 멋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게 나와 내친구의 생각이다. 역시 배우로서 타고난 매력을 풍긴다고나 할까...어쨌든 영화는 영화를 보기 전에 신파적으로 억지 울음을 짜내게 할거라는 내 생각은 조금 빗나간듯하다. 억지로 울음을 짜내게 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유머러스하고 밝은 사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중반까지는 보여주듯 말이다. 마지막 결론 부분이 좀 아쉽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영화는 그런대로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역시 여배우가 병에 걸렸다는 소재는 식상하다. 그리고 슬픈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인공중 한명이 꼭 병에 걸려야 슬픈 멜로 영화를 만들수 밖에 없다는것이 참 씁쓸하기도 하다. 어쨌든 영화는 생각했던 것만큼 형편없지는 않았다. 아마 정우성이나 손예진 두 배우중 어느 한 사람을 보러가고 싶다면 영화를 보는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아마 두 배우 각각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흔히 그렇듯 선남선녀가 슬픈 사랑을 하는 연인으로 나오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그들에 대한 동정심을 자아내게 하는 슬픈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추남추녀가 나와서 서로 사랑한다 말하고 눈물 질질 짜는거보다는 확실히 그렇게 느껴지지 않겠나? 하지만 뭐 스케일 큰 영화도 아니고 멜로 영화니만큼 굳이 극장에서 볼 필요는 없을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