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 인권영화자에서 체에 대한 다큐 필름을 보았다.
그에 관한 지식이라고는 혁명가. 체 게바라. 잘 생긴 얼굴. 멋진 프린트 물들이 전부였다.
그 필름으로서는 많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체가 죽을 즈음 하여 긴박한 혁명활동과 총에 맞아 동료들 옆에서
죽어 가는 모습들이었다.
Motor Cycle Diary 는 그가 혁명활동을 시작하기 전 그의 젊은 시절의 여행을 그렸다. 회고에서는
그 여행으로 말미암아 혁명의 싹을 키웠다고. 영화를 보면, 그가 혁명을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남미대륙의 척박하면서도 푸른 자연속에서
두 젊은이들은 재치있게 살아 남고, 자신들이 쳐해 있지 못하던 현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의학을 공부하던 체에게
그러한 현실은 그가 공부했던 의술 만큼이나 크게 그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냥 일상이 아니게...
실상 영화에서 체의 내면적 갈등이라든가 혁명을 생각하고 키워가는 것에 대해 많은 면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그들 젊은 혈기과 재치의 여행 일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체의 사색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주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관객에게 그러한 면에 대한 여지를 주는 것이 아닌가도 싶다.
이미 체는 대중에서 큰 혁명가로 알려져 있으니까 말이다. 그가 그때 그생각을 한 게로군...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또한 당연할 일이 아닐까?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이름도 참 길군. 참 잘 생기기도 했다. 남미계에서 떠오르는 별이라고 한다.
그럴듯 하다. 눈매가 참 매서우면서도 진지하다. 연기로 대성하지 않을까 싶다. "이투마마" 에서도 "나쁜 교육"
에서도 멋진 연기를 보였다고 한다. 기대가 된다. 꼭 보고 싶다. 사실 "체" 역에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체"의 실제는 정말 잘 생긴 얼굴(물론 가엘도 무지 잘 생겼지만. 암암)에 큰 덩치가 카리스마에 한 몫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후, 가엘은 그 덩치를 가지고 있진 않더라고 충분한 카리스마가
마구 발산되었다. 영화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친구 역의 로드리고 드 라 세나의 연기 또한 절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언어와 말투와 외모는 그 어떤 궁합보다 잘 맞을 테니... 그 역에도 재격이었을 것이다.
영화 후반에 나오는 실제인물과도 흡사한 이미지여서 영화의 사실감을 더욱 및내지 않았나 싶다.
영화가 크게 메세지나 의미가 두드러 지지 않는다고 할 지라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하나 만으로 충분히 의미를
갖을 수 있는 것은, 감독의 주인공 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줄곧 보여 와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여행 이야기
가 그냥 하나의 장광설의 끝이 아니라 젊은 시절 삶의 단편과 함께 그 시절의 고뇌와 시대와 자연을 함께 담아 내
고 또.... 두 인물이 정말 유쾌하게 따듯하게 그려졌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이쁜 영화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체에 대해 알고 싶게 만드는 그것!
그래서 이 감독의 영화를 더 보고 싶다.
이쯤이면 성공한 영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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