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선라이즈>를 보지 않은 나로써는 내용 이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더 압박이 심하게 가해져오는 것은 표 주면서 직원이 한 말 "이 영화 좀 지겹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재미없다고 환불해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그러나 시간을 보니까 이 영화말고 볼 게 없었다. "그냥 주세요" 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눈에 힘주고 보자는 생각으로 영화관에 들어갔다
<비포선라이즈>를 못 본 것은 배우들의 애기로 어느 정도 줄거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무려 9년 전이라는 사실. 6개월 후에 만나자고 했지만, 여자는 안 나왔고, 남자는 와서 바람 맞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프랑스에 홍보하러 왔다고 다시 그 여자를 만난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오해도 풀고, 과거 회상도 하고, 현재 생활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면서 80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누가 보기에도 참 안타까운 커플이다. 남자는 계속 9년전을 들먹이며 왜 안 왔냐고 하고, 여자도 지금의 생활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남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관계도 좋은 거 같지 않고, 남자 또한 아들때문에 산다고 하면서 그다지 부부 사이가 좋은 거 같지 않다. 그러나 유부남과 노처녀를 엮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가 있는만큼 어느 적당선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남녀가 모두 서로가 그리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이 9년전에 왔었다면..." 하는 대사에서 남자는 아직도 여자를 그리워하고 있다. 여자도 남자앞에서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로 부르면서, 자기 감정을 숨기기 위해 누구한테나 그렇게 해 준다고 한다. 남자는 아쉬워하지만, 그녀의 눈에서 어느 정도 읽었다.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보이는 건물들의 풍경은 멋지긴 하지만, 그 유람선에서 티격태격하는 연인들과는 사뭇 대조적인 느낌이 든다. 80분이란 시간은 9년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짧았다. 스크린으로 보기에만은 너무 안타까운 그들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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