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연인 사쿠타로(남, 이하 사쿠)와 리츠코(여).
어느날 리츠코는 짧은 메모만을 남기 채 홀연히 사라지고
TV의 태풍예보에서 자신의 고향 '시코쿠'에 있는 그녀를 발견, 찾아 나선다.
1986년, 여름. 시코쿠
운동 잘하고, 공부 잘하고, 화사한 미소를 지닌..
게다가 조금은 어른스러운 성격의 여고생 아키.
그런 그녀를 동급생 사쿠는 먼 발치서 관심있게 지켜만 본다.
어느날 하교길에 마주친 두사람. 아키는 돌연 사쿠의 스쿠터에 올라타고
헤어지는 길에 단지 그와 예기를 하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사라진다.
이후 라디오방송에 엽서 보내기와 워크맨을 통한 음성편지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던 두사람.
그러나 아키에겐 남모를 병이 있었고 특유의 쾌활함으로 무마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도중 쓰러진 후 병은 계속 악화되고
그런 그녀를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사쿠는 온갖 정성을 쏟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상황은 그를 힘겹게만 만들뿐이다.
그러던 중에 그녀가 가보고 싶다던 세상의 중심이라 불리는(원주민에 의해..)
호주의 울룰루(엄청 큰 바위언덕이라고나 할까?)로 데려가기고 결심.
병원을 빠져나와 공항으로 향하지만 태풍이 그들은 묶어버린다.
리츠코를 찾아나선 현실의 사쿠는
시코쿠에서 아키와의 추억이 담긴 곳에 발을 담그며
옛일을 회상한다.
그녀와의 만남 그리고 조금씩 키워가는 서로의 애정.
풋풋하지만 진솔했던,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 사랑.
그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그러나 가슴 시린 추억을 되세기며
마음 한켠으로 접어두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무엇보다 그를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만든건
서로 주고 받던 음성편지. 아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하나씩
들추어 내면서 그녀를 현실로 불러들인다.
리츠코를 찾아나선 여정에서 아키를 만난 사쿠와
자신의 과거의 일로 인해 길을 나선 리츠코.
그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창을 통해 비치는 찬란한 햇빛...
아키와 사쿠. 둘의 사랑을 키워가던 시절에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따뜻하고 해맑은 사랑을 키워가던 그들에게 더할나위없는 배경이리니..
그렇지만 사무치게 가슴시린 사랑이 되어버린 그들의 스토리는
보는 이의 눈물샘을 은근히 자극시킨다.
아기자기 하고 이쁘기만 했던 러브스토리가
마치 극 중 등장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을 향해 치닫지만
그 비극조차도 그들을 막을 수 없기에 더 없이 아름답게 여겨진다.
"사람이 죽으면 사랑도 거기서 끝인가?"
언젠가 아키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이가 죽는다면 거기서 그들의 사랑은 정말 끝인가??
영화는 해답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아니오" 다.
현실의 사쿠는 아키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목소리를 통해
당시의 느낌을 생생히 전달 받는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며 남겨놓은 흔적은
그자리에서 영원히 그를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좋게말해주면.....
파동치는 물결처럼 잔잔히 마음에 감동을 전하는 영화.
마음 한구석이 허~ 해지는 이 가을.
소중한 추억을 들려주는 영화다.
나쁘게는 .. 할말이 없다.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지는 때
사쿠보다 생일이 며칠 빠른 아키가 그에게 전하는 말
"네가 세상에 태어난 후 내가 없었던 적은 1초도 없었어!"
웬지 마음을 흔드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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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초대박을 터뜨린 작품이다.
대작도 아니고 눈물샘을 아주 강렬히 자극하는 영화도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일본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아
무수히 많은 이들을 스크린 앞으로 모셔왔다고 한다.
일본의 멜로들은 왠지 공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았다고하는데
이 작품은 그들과 차별된 감성으로 성공한듯...
아키역의 나가사와 마사미 는 앞으로의 연기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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