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가위의 영화를 좋아한다.
동사서독을 제외하고는 재미도 있었다.
동사서독도 인상 깊었지만 사실 조금 지루했다.
2046, 왕가위를 좋아한다면 기다리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모두가 기다리던 영화 중에 하나일 것이다.
촬영이 중단되기도 하고 보충촬영까지 하며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기대하는 것은 독이 된다.
확실히 너무 기대하도록 시간을 끈 영화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왕가위 영화 특유의 나레이션 기법과 이미지의 조합-
2046에서는 그것의 정점에 섰다고 하겠다.
장면과 장면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땅히 이어졌다고 말하기도 끊어졌다고 말하기에도 모호하다.
솔직히 극장에서 나오면서 영화평을 어떻게 써야되나 엄청 고민했었다.
솔직히 동사서독보다 지루했으며 어려웠고 다소 난해했다.
어떤 사람은 왕가위는 원래 그랬다라고 말하겠지만 좀 심했다.
2046은 확실히 대중적인 영화가 되기는 힘들다.
감독 스스로도 모두가 이해하길 바란 영화는 아닌 듯 싶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과 지워지지 않는 과거.
그래서 '사랑은 타이밍이다'라는 것이다.
누구나 연인과 헤어진 후 상상한다. 혹은 짝사랑을 할 때에도...
만약 저 사람과 지금이 아니라 다른 어떤 순간에 마주쳤다면 우리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라고 말이다. 사실은 이 정도밖에 못쓰겠다.
어떤 느낌을 받았지만 글로 쓰기엔 무리가 아닌가 싶다.
만약 이글을 읽는 당신이 왕가위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스스로 느껴보길 바란다.
내가 지금 쓴 글이나 다른 사람의 글은 2046의 전부를 말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