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전작들에서부터... 지금까지...
사랑을 비관하고,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절절하게 고백하지만...
그는 끝까지 사랑이라는 테마를 놓지 않는다.
나이가 먹어가는데도, 사랑에 대해 탐구하는 그의 에너지가 신기하고.. 부럽기까지 하다.
<2046>에서의 사랑은 더 나빠졌다.
어차피, 사랑은 완성되기 어려운 것... 임을 꼭 찝어 말한다.
그래도 차마 버리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환성을 갈기 갈기 찢어버리지만...
어쨌든 그의 영화는 위로가 된다.
그의 러브 스토리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사랑이 이루어지는 영화보다도 더 깊은 위로를 준다.
화려한 영상, 가슴을 울리는 음악, 이름만으로도 아우라를 주는 양조위,
그리고 여배우들의 대거등장.. 그리고 기무라 다쿠야....
<2046>의 이 모든 것이 모두 좋지만...
가장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테마이다.
불치병으로 죽어가지 않지만, 시대나 전쟁이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타이밍 불발! 사랑의 상처!로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는 슬픈 사랑...
그것이 이 영화의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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