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한 번도 보신 적이 없는 분, 왕가위 감독 영화의 일부를 보신 분,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보았으나, 그 아름다운 기억과 느낌을 아사무사하게 간직한 분, <2046>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나 지식이 없으신 분...
그런 분들은 일단 그냥 <2046>을 보세요. 이 작품은 그 하나로도 아주 좋은 작품일 것입니다.
이전 그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요.
왕가위 감독 특유의 완벽한 영상, 2046년도를 상징하는 화려한 공간...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 그리고 마치 한편의 오페라를 보게 하는 듯
심금을 울리는 음악... 말로 설명할 필요 없는 대배우들... 그...리...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등등
>> 그리고 나서, 꼬옥 그의 전작들-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동사서독,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화양연화-을 한 번 다시 본 후~ 자신의 인생을 살짝쿵 돌이켜 본 후, 지나 간 사랑들을 하나, 둘 씩 떠올려 본 후, <2046>을 또 보세요. 그럼... 정말... <2046>이 또다른 작품으로 보일 것입니다. 아니 또다른 작품의 수준이 아닌 듯 합니다. 단순히 왕가위 감독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2046>이 감독이 자신 스스로에게 바치는 오마주라는 것에 발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왕가위 감독 작품에 나왔던 수많은 배우와 캐릭터들, 그들의 사랑과 삶, 미래... 나 자신의 인생, 그리고 그 속의 사랑과 사람들... 모두가 한덩어리가 되어 아우러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는 <2046>에는 등장하지 않는 죽은 장국영까지도 사무치게~ 사무치게~ 그리워졌었습니다. <2046> 속에 그가 없는데도 그가 있더라니까요... <아비정전>의 발 없는 새 같았던 그 남자... <해피투게더>에서 정처 없이 방황하던 섹시한 그 남자...가 정말 정말 그립습니다.
저는 그랬거든요. 두 번 보고 나니... 정말로 과거가 더욱 그리워지고 이런 현재가 더욱 가슴 아프고, 미래가 더욱 두려워졌어요... 그래서 오늘과 내일이 더욱 의미있는 것 아니겠어요... 쩝~
정말 만감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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