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또 사는 여자 여자(서유진-송지효 분)는 아침부터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장소와 시간을 본 것 같은 생생한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그것을 우리는 정신의학용어로 "데자뷔(dejavu)" 또는 "기시감(旣視感)"이라고 말한다. *실제로는 체험한 일이 없는 현재의 상황을 전에 체험한 것처럼 똑똑히 느끼는 현상.
그녀의 직업은 서울 경찰청 소속 교통 정보를 방송한다. 도로가 있는 곳이면 그녀는 감시 카메라를 모든 상황을 볼 수 있다.
마약 사건을 수사하던 남자(강성주-고수)는 여자의 집 앞에서 여자가 어떤 알 수없는 괴한에게 잡혀 가려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영화 <썸>은 "데자뷔"라는 소재를 통해 두 남녀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한다. 전작 <접속>과 <텔 미 썸딩>에서도 두 남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이야기를 전개했듯이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이는 세 번째 영화 <썸>에서도 역시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영화 전반적인 주제로 이끌어간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소통이다. 그리고 대화의 연속이라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삶 속에서 서로 소통되고 대화가 단절된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을 뜻한다고 말한다.
무인도에 홀로 남겨지면 오래 살지 못하다는 이야기처럼 혼자 산다는 것은 죽음 보다 못한 인생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거 같아 슬퍼진다. 가상 세계에서 혼자만의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앞으로도 그 추세도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해가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세계는 인간에게 혼자가 되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사랑도 꿈도...희망도 모두 가상의 현실 속에서만 가능한 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이 현실이 되어가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그런 세상을 감독 장윤현은 대화는 절대 단절되어서는 안됐다고 경고한다. 사랑이 꿈이 희망이 세상에서 사라질 지라도 인간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