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을 보면서 생각난 몇가지 것들
1. 나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시사장에 모인 사람들은 최민식의 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호칭도 다양하다..'민식씨''민식오빠''민식이형';강재씨','대수아저씨'까지........^^
2. 영화는 '그 남자의 가을'에서 부터 출발한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하고 싶었던 그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닥쳐 온다. 그의 오래된 연인은 그로부터 떠나버리려 하고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한 30대 중년의 남자는 그녀를 잡을 염치도 없다. 그녀가 옆에 있기를 바라지만 그의 이기심으로 그녀를 잡을 수는 없다. 그의 꿈이던 음악은 어느 덧 그에게 현실적인 짐이 되어 그의 삶을 짓눌러 온다. 그 모든것으로 부터 도망치듯 떠나온 세계를 '꿈'이라 부르며 따르는 아이들이 있다. 그에게 더 이상 '꿈'이라 부를 수 없는 '음악'을 '꿈'이라 부르며 새롭게 시작하는 아이들이 있다. 마치 자신의 과거에 그랬듯이 말이다.
3.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아픔을 가진 한 중년 남자의 마음을 치료(?)해 나가는 과정이다. 만약에 '아이들이 나오니까' '음악교사가 나오니까' 혹은 '감동적인 드라마라니까'라는 이유로 나름대로 학생과 선생과의 관계를 기대하며 학생들과 주인공 현우(최민식)의 관계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대략 오판이다. 현우는 그들에게 일방적인 가르침만 주는게 아니라 그들로부터 마음의 치료도 받는 입장이다. 그렇게 그 남자의 겨울은 그곳에서 다른 힘겨운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 의지하고 의지가 되는 그런 관계를 가지는 법을 배우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봄이 온다고 딱히 모든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겨울(시련)을 겪으며 봄(희망)이란 놈을 기다린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학생들의 대회에서 우승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그렇게 중요치 않다. 그들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 봄을 기다렸으므로...방관자의 입장이었던 현우가 그네들의 일원으로써 눈병을 앓듯이 말이다.
4. 감독 류장하는 '사람들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조금이라도 위로를 얻고 웃을 수 있는 영화 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단다. 그의 바램대로 어느 정도는 성공 할 수 있겠다 할 수 있으나, 영화 내용 자체가 '한 남자의 겨울나기'이다 보니 최민식의 역할이 중요하고 스크린에 나오는 횟수가 넘 잦다. 최민식에 너무 많이 의지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의 연기는 언제나 그러하듯 넘치게 잘하지만 다른 면들이나 다른 캐릭터들도 좀 부각 시켰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5. 덕분에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잔잔하다..밋밋할 만큼 잔잔하다.사건들도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들이고, 밀고 당기는 연애의 사랑얘기는 없다고 봐도 좋다. 그래서 뭔가 눈이 즐겁고 사건이 확확 일어나야 재미난 영화로 치는 사람들은 대략 자제를...최민식씨의 연기를 보고 싶으신 분들,잔잔한 감동을 느끼실 분들에게 추천을 해본다 ^^ <와이키키 브라더스>나 <봄날은 간다>등을 잼나게 보신 분은 대략 재미나게 보실 듯 하다.
6. 개인적으로 젤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탄광촌 앞에서 아버지들을 위한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 하던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괜히 울컥하며 눈물도 잠깐 솟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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